- ‘이중관 틀니’ 내·외관 마찰 이용

- 당뇨 등 만성질환자 시술 가능
- 치료기간 짧고 비용 저렴하지만
- 제작 까다로워 전문가 손길 필요

치과 치료에도 재생 개념이 인기다. 충치가 심하거나 흔들리는 치아를 뽑기보다 쓸 수 있으면 최대한 살려 쓰는 치료법에 환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재개발 대신에 도시재생이 주목을 받고 있는 트랜드와 일맥상통한다. 재개발은 도심 노후 주택지를 완전히 허물고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고, 도시재생은 쇠퇴한 지역을 물리·환경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재정비해 활력을 불어넣은 방식이다.
충치가 심하거나 흔들리는 치아를 뽑지 않고 하나의 긴 다리 형태로 연결하는 ‘스플린트 브리지(Splint Bridge)’와 고리형 틀니의 단점을 보완해 강력하게 씹는 힘을 지닌 ‘이중관 틀니(Konus Denture)’가 이런 재생 개념의 보철 치료법으로 꼽힌다. 이들 치료법은 당뇨,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잇몸뼈가 약해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 곤란한 환자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 이들 치료법은 임플란트과 비교해 치료 기간이 짧고 진료비가 저렴한 게 장점이다. 하지만 이들 치료법은 제작 과정이 정교하고 까다로워서 시술하는 치과가 많지 않다.

■빠진 이 포함해 13~14개 연결

	윗니 13개를 연결한 스플린트 브리지

치아에 충치가 생기거나 잇몸 염증 또는 외상으로 치아가 빠졌을 때 인공물로 대체하는 것이 보철치료다. 흔히 치과에서 ‘씌웠다’ ‘때웠다’고 표현한다. 스플린트 브리지는 충치가 생기거나 빠졌을 때 빠진 이의 양옆 치아를 다듬어 통상 치아 3개를 다리 형태로 씌우는 브리지 보철치료법에서 진화해 길게는 치아 13, 14개까지 이어준다. 이 브리지는 아치(U자) 형태의 치아 구조 모양에 따라 제작되므로 앞니가 없더라도 어금니(구치), 작은 어금니(소구치), 사랑니만 있으면 치아 10개 이상을 연결할 수 있다.

치아 10여 개를 한 치의 오차 없이 연결하려면 치과의사는 물론 치기공사의 숙련도가 필요하다. 치과 의사로서도 정교한 손기술이 없으면 이 시술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 치아 브리지

부산예치과 해운대점 미용보철과 이정구 원장은 20일 “스플린트 브리지는 치아 3개를 연결하는 일반 브리지와 비교해 치아를 맞추기가 몇 배 어렵지만 치아를 뽑지 않고 자기 치아를 최대한 살릴 수 있고 관리만 잘하면 10년 이상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며 “이가 흔들린다고 무조건 뽑기보다 자기 치아를 살릴 방안부터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 환자는 치아 7개가 빠졌는데도 윗니 13개를 스플린트 브리지로 연결했고, B 환자는 치아 6개가 없어도 13개를 스플린트 브리지로 이었다. 기자가 지난 10일 오전 이 치과에 취재하러 갔을 때 캐나다 교포가 스플린트 브리지 시술을 받기 위해 대기할 정도로 환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중관 틀니로 씹는 즐거운 되찾아

	이중관틀니

이중관 틀니는 만년필의 뚜껑이나 똑딱단추가 닫히는 것처럼 남아 있는 치아에 크라운(내관)을 씌우고 그 위에 틀니 외관을 끼워 내관과 외관의 마찰력으로 틀니를 유지하는 보철 치료법이다. 고리형 틀니와 달리 좌우로 흔들리지 않는 게 특징이다. 수직적 힘에 의존하는 틀니가 좌우로 움직이려고 할 때 치아의 내관이 벽 역할을 해 틀니가 움직이는 것을 막아주는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이중관 틀니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고기 같은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있어 먹는 즐거움을 되찾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 치료법을 주위에 권하고 있다.

	부산예치과 해운대점 이정구 원장이 환자에게 ‘스플린트 브리지’를 시술하고 있다.

이중관 틀니의 또 다른 장점은 치아가 빠져도 틀니를 새로 제작하지 않고 수리해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원장은 “고리형 틀니를 사용하다가 빠지면 새로 제작해야 하지만 이중관 틀니는 치아가 빠진 부분의 틀니 안을 치과 재료로 메워 다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도움말=이정구 부산예치과 해운대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