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음식 먹어도 시리거나 흔들림·심한 통증 등으로 번져
- 부드러운 칫솔모로 양치하고 강한 산성의 음식은 피해야
- 초기 병원가면 치료도 간단

최근 영하권으로 날씨가 뚝 떨어지면서 우리 몸의 혈관, 관절, 피부 등 신체 곳곳이 영향을 받는다. 치아도 예외는 아니다. 유독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이면 이가 시리다며 치과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시린 이가 대표적인 증상인 치은염과 치주염 환자가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계절과는 별개로 시린 이는 치아나 잇몸 건강의 이상 신호일 수 있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해운대부민병원 치과 김혜영 과장이 겨울철 병원을 찾는 환자의 시린 이를 치료하고 있다.

■ 외부 자극에 의한 상아질 과민증

시린 이는 치의학적으로 ‘상아질 과민증’이라 부른다. 상아질이란 치아에 분포된 신경을 감싸고 있는 구조물로, 이 상아질 내부의 치아 신경돌기가 외부의 영향으로 자극을 받으면 이가 시리게 된다. 건강한 치아는 외부 자극이 상아질까지 전달되지 않지만 치아 바깥쪽 법랑질이나 치아 뿌리를 감싼 잇몸 조직이 소실되면서 상아질이 드러난 경우 시림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이를 방치하면 증상은 급속도로 악화돼 시린 정도를 지나 심각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한 번 소실된 법랑질은 재생되기 어렵기 때문에 치아와 잇몸이 마모되지 않도록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평소 부드러운 칫솔모를 이용해 올바른 양치칠을 하고, 치아를 녹일 수 있는 강한 산성의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철 스포츠인 스키나 스노보드 등을 타다가 치아가 깨지거나 균열이 생기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만약 이가 깨졌을 경우 반드시 치과를 방문해 깨진 부분을 보완해 신경 노출을 막아야 한다.

■시린 이, 치아 및 잇몸 손상의 신호

차가운 자극뿐 아니라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도 이가 시리다면 치주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치아는 잇몸과 치조골, 치주인대 등이 치아의 뿌리부터 단단히 잡고 있는 모양새를 띤다. 그런데 잇몸이나 치조골에 염증이 생기면 통증이나 큰 증상 없이 치아 주변을 조금씩 녹여나가게 된다. 통증과 흔들림이 나타나는 단계는 이미 치주염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일 수 있어 평소 치아와 잇몸의 작은 변화도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초기 단계라면 플라그와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과 간단한 약물 처방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 증상이 악화됐다면 신경치료 또는 발치가 불가피하다. 시린 이 증상이 생기는 근본 원인인 치주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간식 직후 양치질, 정기적인 스케일링, 구강검진 등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 지나친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등은 잇몸 건강의 적으로 멀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르신은 평소 잇몸 관리와 함께 너무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은 피하는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르신 대부분이 시린 이 증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틀니나 임플란트를 하고 있다면 더욱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틀니는 항상 물에 보관해야 비틀어지지 않는다. 틀니를 닦을 때도 칫솔로 치약을 묻혀서 닦으면 틀니가 손상되므로 틀니전용세제나 식기세제로 닦는 것이 좋다.

해운대부민병원 치과 김혜영 과장은 11일 “치아가 시린 증상은 치아가 파였거나 썩었을 때 나타나는데, 초기에 내원하면 간단한 치료로 회복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보철치료나 임플란트가 필요할 수 있는 만큼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김혜영 해운대부민병원 치과 과장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