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가정서 치아 관리 중요
- 새끼 때부터 양치 습관 길러야
- 거부시 손가락 칫솔·패드 유용
- 양 어금니·앞니·송곳니 순으로
- 1주일 3회 이상 닦는게 바람직
- 칭찬 아끼지 말고 강제는 금물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오복(五福)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건강한 치아다.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도 마찬가지. 사람은 하루 세 끼 식사를 한 뒤 세 번 이상 양치질을 해도 충치가 생기기 쉽다. 나이가 들면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어려워 임플란트나 틀니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려동물은 스스로 양치질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가 아파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 하나만 시리거나 통증이 있어도 치과를 찾아 치료를 받는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은 염증이 심해 피가 나거나 밥을 양쪽으로 씹지 못해 체중이 줄어들거나 치주염증으로 입 냄새가 악취에 가까울 정도로 심해지고 나서야 보호자가 뒤늦게 반려동물을 데리고 동물병원을 찾게 된다. 이런 동물의 특성을 고려하면 평소 이빨 닦기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치과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수의사들은 강조한다.

■말 못 하는 반려동물 진료 어려움

	미소동물병원 동물치과센터 백성호 원장이 8일 반려동물 양치질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반려동물이 치과 진료를 받을 때 마취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사람은 단순 스케일링이나 치과용 엑스레이를 찍을 때 마취하지 않아도 되지만 반려동물은 수면 마취가 필수적이어서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평소 가정에서의 구강 관리가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보호자가 평소 반려동물의 이빨을 잘 닦아주는 것이 반려동물에게 먹는 즐거움을 선사해 생활의 질을 높여줄 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는 반려동물 치과 진료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줄여준다.

■어릴 때 ‘양치질=놀이’ 습관 중요

양치질은 입 냄새를 없애주고 입속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막아줄 뿐 아니라 치주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양치질은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미소동물병원 동물치과센터 백성호 원장은 8일 “반려동물의 양치질 습관은 절대 한 번에 이뤄지지 않는다. 반려동물의 양치질을 위해 보호자의 의지가 20%, 반려동물의 협조가 80% 필요해 새끼 때부터 양치 습관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미 치석과 치주염이 있다면 병원에 데려가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요한 것은 이빨 닦기가 놀이로 인식되게 천천히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잘하면 칭찬해주고 맛있는 간식을 주는 등 보상해주라고 조언한다. 절대 강제적으로 양치질을 시키지 말라는 얘기다.

이빨을 닦기 위해서는 전용 치약과 칫솔이 필요하다. 개는 치약을 뱉어내지 못하므로 불소와 거품이 포함된 사람 치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애견 치약에는 대부분 맛있는 향이 첨가돼 있어 사람 치약과 다르다.

개 칫솔은 부드럽고 작으며 칫솔질이 편하게 각이 져 있다. 반려동물이 칫솔을 싫어한다면 보호자가 손가락에 골무처럼 끼워서 사용하는 손가락 칫솔도 유용하다. 이빨을 닦는 패드나 가제수건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단계별 이빨 닦기 요령

반려동물에게 이빨 닦기가 즐거워야 하므로 단계를 천천히 높여가는 게 요령이다. 첫 번째 치약 맛에 익숙하게 한다. 치약을 보호자 손가락에 조금 짜서 핥아 먹게 하고 치약을 먹는다면 맛있는 간식으로 보상해준다. 만약 절대 먹지 않으려고 한다면 다른 맛의 치약으로 바꾸는 게 좋다. 며칠간 반복해서 치약을 좋아하게 만든다.

다음 단계는 이빨과 잇몸에 무언가 닿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한다. 손가락에 치약을 조금 묻혀 이빨을 부드럽게 문지른다. 잘 받아들이면 칭찬하고 공놀이 같은 특별한 상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치약에 익숙해졌다면 칫솔이나 패드에 익숙해지도록 훈련시킨다. 칫솔에 치약을 묻혀 치약을 핥아 먹게 한다.

이런 데 익숙해진 다음 양치질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이빨을 닦는 동안 행복한 목소리로 격려하고 끝난 뒤에 칭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입술을 부드럽게 들어 올리고 잇몸에 45도 각도로 칫솔질한다. 이빨 몇 개를 잘 닦게 된다면 닦는 이빨의 개수를 단계적으로 늘려 간다.

백 원장은 “대한수의사회는 반려동물에게 매일 양치질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일주일에 3회 이상 하고 1년마다 치과 검진 및 스케일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이 양치질을 싫어해 이빨을 닦을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면 양쪽 어금니, 앞니, 송곳니, 작은 어금니 순으로 재빠르게 닦는 게 좋다. 양쪽 어금니만 닦아도 효과가 있다. 한국 및 미국 수의치과협회가 인증한 치석 제거 기능을 지닌 사료나 껌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도움말= 백성호 미소동물병원 동물치과센터 원장, 경상대 임상수의학 석사, 한국수의치과협회 정회원, 부산시수의사회 부산진구 분회장

◇ 반려동물 구강 질환 예방하기 ▶이럴 때 의심하세요 입 냄새(구취)가 심하다. 치석이 많다. 입 주변을 만지려고 하면 싫어한다. 음식을 입에 넣었다 흘리거나 자주 뱉는다. 입 안에 출혈이 있다. 식욕이 떨어지거나 체중이 줄었다. ▶이렇게 예방하세요 정기적 치아 검진 및 스케일링 양치질(칫솔질) 치석제거사료 이용 한국수의치과협회 인증 치석 껌·간식 이용 인증 구강보조제 이용 ▶이런 행동 주의하세요 말린 자연 뼈, 단단한 나일론 생산물, 소 발굽 먹이기(치아 골절 및 잇몸 손상 발생 가능) 불소가 포함된 사람 치약  사용(반려동물은 치약을 뱉어내지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