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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칼럼] 당신의 외로운 삶, 고양이가 보살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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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0-04 19:04:16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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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에 고양이 미미를 처음 만났다. 가족과 떨어져 타지에서 생활한 지가 오래되어 집에 가면 반겨줄 누군가가 그리웠고, 집 현관문을 열었을 때 막연한 공허함이 컸다. 그때 반려동물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보다 손이 덜 가고 독립적인 동물이면서 소리가 나지 않는 쫀득한 발 모양의 특성이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내 성향과 맞겠다 싶어서 생각한 동물! 바로 고양이였다.

   
엄마에게 외로워서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려고 한다고 하니, 외로우면 공부를 하고 더 많이 움직이라고 야단치신다. 혼자 사는 나를 보며 불쌍하고 미안하셨는지 엄마 나름의 쓴소리를 한 것 같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엄마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미미를 보여드렸을 때 싫은 내색을 하면서도 옆에 붙어서 장난을 치고 만지작만지작하는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에피소드 하나가 생각난다. 혼자 살던 집에 부산도시가스에서 가스 점검 차 방문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시간이 맞지 않아 집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집 주인과 잘 아는 분이라 도난 걱정은 안 했다. 그날 아침 출근했고, 오후에 가스 점검하는 분의 전화가 왔다. “문을 열었는데 고양이가 문 앞에 딱 지키고 서 있어서 들어가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작은 고양이가 성인 남성에게 그렇게 위협적인 동물이었나 하는 생각에 한참 웃었다. 그때부터 든 생각이 내가 외로워서 고양이를 키웠지만, 사실은 고양이가 나를 키워주고 보살펴주고 있다는 안도감에 참 행복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고양이라는 존재가 주는 따뜻한 일상의 위안과 행복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만이 알지 않을까. 그때부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퇴근 후 비밀번호를 누를 때 문 앞에서 나를 제일 먼저 반겨준다. “냐앙!” 이 한마디에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진다. 지금 우리의 삶은 고통은 많고 위로는 적다고 한다. 또 타인의 고통을 보면서 스스로 위로하기도 한다. 삶이 서럽고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나보다 더 고통스럽고 불안한 사람을 보면서 우리는 위로받고 안도한다.

종일 사회의 많은 시선과 모진 말에 상처를 받아 너덜너덜한 몸이 되어 퇴근하면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또 마음으로 나를 봐주는 존재가 있다는 게 정말 큰 위로가 된다. 밤에 잠을 잘 때도 서로의 체온을 같이 나누고, 내가 밥을 먹어야 미미도 밥을 먹는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옆에 앉아서 같이 보기도 하고, 내가 읽던 책 위에 앉아 나를 한참 바라보기도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건 참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사람 사이의 미묘하고 복잡한 관계의 피곤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저 작은 동물의 따뜻한 “냥” 한마디에 힘을 낼 수 있다.
미미는 어느덧 다섯 살 생일을 맞이한다. 올해 생일은 작년보다 더 근사하게 축하해 줘야지.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줘야지. 앞으로도 곁에 항상 있어 달라고 젤리발을 꽉 잡고 안아줘야지.

김혜영 웰니스병원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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