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덕후’가 문화를 주도하는 시대다. 덕후가 ‘덕질(특정 취미 등을 즐기는 것)’만 잘해도 그 분야에서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소위 ‘성덕(성공한 덕후)’으로 불려진다. 이런 그들의 궁극의 목표는 덕질과 직업이 서로 일치했다는 ‘덕업일치’다. ‘씨네핀하우스’ 어주영 대표도 그 경우다.

사진=왼쪽부터 씨네핀하우스 어주영 대표, 최지은 실장

영화 굿즈(goods) 수집이 취미로 자신을 ‘엄청난 덕후’라 소개한 어주영 대표는 영화 포스터, 엽서, 뱃지 등 수집품만 50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굿즈가 좋아서는 아니다. 어 대표는 “영화 굿즈는 영화를 즐기고 기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 ‘인셉션’의 팽이가 돌아가면 주인공이 꿈속으로 들어가듯 영화 굿즈는 영화 속으로 되돌리는 ‘토템’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덕후에게 덕업일치에 대한 바람(?)을 넣은 분은 공동창업자인 최지은 실장을 만나면서다. 지난해 영화산업 분야에서 만난 이들은 서로의 관심 분야인 영화로 5개월 만에 서로에게 반했다고 한다. 최 실장은 “언니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보다 자신이 관심 있는 것만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져보였다”며 “같이하면 무엇을 해도 될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사진=씨네핀 하우스 화면 캡처

영화와 관련된 작품들을 디자인하는 부산소재기업 ‘씨네핀하우스’의 원칙은 영화를 보고 굿즈를 제작하는 것이다. 영화의 감동을 오래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굿즈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어 대표는 “대표보다는 굿즈를 만드는 사람으로 불리고 싶다”며 “앞으로도 좀 더 덕후스럽고 영화를 파고 들 수 있는 ‘굿즈메이커’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김채호 기자, 이석교 대학생 인턴 chae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