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면서 기침 콧물 등 호흡기 증상으로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동물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사람에게도 월동 준비가 필요하듯 반려동물도 가을·겨울철 계절 변화에 대비한 세심한 맞춤관리가 필요할 때다. 조앤박동물병원 조영일 대표원장은 “반려동물은 말을 하지 못하므로 질병 초기를 지나칠 수 있다. 평소와 다른 징후를 보이면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의 도움을 받거나 건강에 문제가 없어 보여도 1년에 한 번은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가을·겨울철 반려동물의 건강관리 방법을 알아봤다.

- 개 기관지염 초기 항생제 치료

- 안구건조증·치주질환도 요주의

- 장난감으로 운동시켜주면 도움

- 1년에 한 번 건강검진 받아야

■털갈이와 목욕

환절기 무렵이면 반려동물의 생체시계는 추위에 대비해 가동되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보온을 위해 부드럽고 촘촘한 털이 자라나는 털갈이다. 여름을 함께했던 성긴 털은 자연스레 빠져나간다. 털갈이 시기에 관리가 부족하면 다른 종류의 털이 서로 엉키어 피부가 상하고 실내 환경도 지저분해진다. 털갈이 시기에는 수시로 빗질을 해 주는 것이 좋은데 약간의 피부 자극이 될 정도로 해주면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 피부건강에 유익하다.

겨울철은 싸늘한 야외와 더불어 건조한 실내 환경으로 국내 반려동물의 대부분인 소형견에게는  가혹한 환경이다. 특히 미니핀 치와와 닥스훈트와 같은 단모종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땐 자외선 부족으로 체내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다. 해가 있는 따스한 낮 시간대에는 방한복을 입혀서 가벼운 산책 등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건조한 계절에 잦은 목욕은 피부의 정상적인 유분을 부족하게 만들어 피부건조증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유의한다. 빗질은 매일 꼼꼼하게 해주는 반면 목욕은 2, 3주에 한번 정도면 적당하다. 목욕 마무리 단계에 린스나 컨디셔너를 꼭 사용하고, 목욕 후에는 동물전용 보습제품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호흡기 질환

주로 환절기나 겨울철에 개의 기관지염인 켄넬코프에 감염되면 감기처럼 기침증상과 함께 발열, 식욕부진이 나타난다. 항생체 처방으로 감염치료는 잘 되지만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급성폐렴으로 발전해 치료가 힘들 수 있다. 이 외 비슷한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개홍역이나 신종플루도 최근 유행하므로, 접종이 안 돼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개는 꼭 예방접종을 하도록 한다.

고양이에게도 콧물 재채기 기침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과 함께 결막염에 의해 눈이 충혈되고 고름과 눈물을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이러한 상부 호흡기 질환은 다양한 세균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데 클라미디아균, 허피스 바이러스, 칼리시 바이러스 등은 물론 면역력 저하에 의해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은 초기 대증치료로 호전되지만 고양이 바이러스는 평생 몸에 머물면서 스트레스에 노출되거나 면역력이 약화될 때 재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요망된다. 주요 원인인 허피스 바이러스, 칼리시 바이러스, 클라미디아균은 종합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 또한 대표적인 겨울질환이다. 찬바람과 건조한 환경, 히터 사용으로 각막을 보호하는 눈물 층이 파괴되면서 안구건조증이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름철에도 과도한 에어컨과 선풍기 사용으로 많은 반려동물이 병원을 찾는 추세다.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면 점액성의 흰색이나 노란색의 눈곱을 보이다가 발전하면 말라 엉겨붙어 눈을 뜨기 힘들 정도가 된다. 나중에는 각결막염, 각막궤양으로까지 진행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초기에 안과검진과 치료를 하도록 한다. 특히 시추와 페키니즈가 안구건조증이 다발하는 품종이므로 더욱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구취가 심하다면

치석과 치주질환은 겨울에 주로 발생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실내에서 많이 생활하게 돼 반려동물의 구취가 이 시기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평소 주기적으로 예방접종이나 중성화 수술, 목욕 등 많이 알려진 관리법은 잘 지키고 있지만 치아까지 관리해주는 일은 흔하지 않아 모르는 사이에 치석이 많아지거나 치주질환이 악화되고, 나쁜 냄새가 나서야 내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람처럼 개 고양이도 꾸준히 양치질과 주기적인 스케일링으로 관리해줘야 한다.

■효율적 건강관리법은

겨울철에는 비교적 운동량과 움직임이 줄어든다. 실내에서 다양한 장난감을 이용해 운동을 시켜주거나, 감소한 운동량을 고려해 식사량을 10% 내외로 줄여 체중관리를 해주도록 한다. 실외견은 체온유지를 위해 평소보다 칼로리가 높은 양질의 음식을 많이 먹여 추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도움말=조영일 조앤박동물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