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채널

4일 밤, 돌연 ‘왕오천축국전을 아십니까?’ 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 네티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왕오천축국전을 아십니까?’ 라는 이름으로 한 인디 게임 개발자가 토스 행운퀴즈를 개설했기 때문.

토스 행운퀴즈와 그 정답은 벌써 다 공개되어 퀴즈는 조기에 종료되었으나, 해당 검색어는 네티즌의 관심을 받아 지속적으로 실검 순위에 머무르고 있다.

퀴즈 개설자는 ‘왕오천축국전을 아십니까?’ 게임을 통해 왕오천축국전 반환 서명을 받는 것이 게임을 만드는 목적이라고 밝히며 도움을 호소했다.

‘왕오천축국전을 아십니까?’ 네이버 검색 시 나타나는 ‘개발자의 편지’ 카카오톡 채널에서 해당 게임의 취지를 알 수 있다.

아래는 개발자가 쓴 글 전문이다.

왕오천축국전 개발자와 제휴 맺어주실 분은 없습니까? 한번만 도와주시면 자생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디게임 개발자입니다.

당신과 좋은 제휴를 맺고 싶어서 공개편지를 썼습니다. 공개편지를 쓰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무엇을 알리고자 용기내서 공개편지를 썼는지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왕오천축국전’을 아십니까?저는 전세계인들에게 ‘왕오천축국전’ 반환 서명을 받을 자신이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공개적으로 제휴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뭘 믿고 제휴를 맺어야 합니까?”

당신이 이렇게 물어보신다면 답변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왕오천축국전’을 전국적으로 알렸습니다. 이 정도의 열정과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믿을 만하지 않겠습니까? 조건 없이 도와주신다면 당신은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왕오천축국전’을 통해 게임은 문화라는 것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제휴는 좋은 인연을 맺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초면에 염치가 없는 건 알지만 조건 없이 제휴를 맺어 주시면 안되는 겁니까?

저는 꿈이 있습니다. 게임을 통해 문화재 반환 서명을 받는 것입니다.

게임은 세계인들이 즐겨하는 놀이 문화입니다. 약탈당한 문화재를 주제로 게임을 제작해서 다양한 언어로 배포를 한다면 세계인들에게 문화재 반환 서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게임을 통해 전 세계인들로부터 문화재 반환 서명을 받는다면 약탈당한 문화재를 반환 받는 일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문화재는 학술적인 가치와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게임으로 제작이 가능합니다.

왕오천축국전의 예를 들어볼까요?

‘왕오천축국전’은 혜초께서 천축국를 순례하며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왕오천축국전’은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게임으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통해 ‘왕오천축국전’이 대한민국 문화재임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게임을 통해 세계인들로부터 문화재 반환 서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화재를 주제로 게임을 제작한다면 많은 분들이 우리 문화재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먹고 살기 바빠서 문화재까지 신경을 쓸 시간이 없습니다. 게임을 통해서 문화재를 알린다면 많은 분들께서 약탈당한 문화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문화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 약탈당한 문화재를 돌려받기가 훨씬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어쌔신크리드 디스커버리투어’라는 게임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어쌔신크리드 디스커버리투어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즉, 상대방을 죽이거나, 경쟁을 통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줌으로써 점수를 확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고대 이집트를 소개하는 유익한 게임입니다.

‘게임을 이렇게도 만들 수가 있구나!’ 감탄을 했습니다.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왕오천축국전을 주제로 다큐멘터리 형식의 게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왕오천축국전’이 어떤 문화재인지 게임을 통해 제작하고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서 게임을 통해 문화재 반환 서명을 받는 것은 어떨까?

게임은 세계인들이 즐겨하는 놀이 문화입니다.

문화재를 주제로 게임 스토리를 엮어서 전 세계에 배포를 한다면 우리 문화재 ‘왕오천축국전’을 반환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게임은 세계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왕오천축국전뿐만 아니라 직지심경도 반환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발자 카톡에 들어오시면,어떻게 왕오천축국전 게임을 제작할지 명시해놓았습니다.

초면에 염치없는 건 알지만 조건 없이 도와주십시오!

세상은 냉정하고, 각박합니다. 이런 잔혹한 세상에서 타인에게 조건을 걸지 않고 도와주는 건 힘든 일입니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약탈당한 우리 문화재를 주제로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게임을 통해서 빼앗긴 우리 문화재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를 도와주시면 당신은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숭례문 화재를 기억하십니까?

숭례문이 불탔을 때,우리는 문화재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당신은 벌써 그 약속을 잊으셨습니까?

정은진 기자 jej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