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녹내장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안과의사와 일반인이 생각하는 병에 대한 정의에 차이가 있을 것 같아 사전에 녹내장이란 단어를 찾아 보았다. ‘녹내장이란 안구 압력의 상승이 시신경에 영향을 미쳐 잘 볼 수 없게 되는 병’ 이라고 적혀 있다.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눈은 공처럼 둥글다. 공이 모양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공 안에 공기가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눈도 둥근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방수’라는 눈에서 생성되는 물이 필요하다. 방수가 너무 많이 생기거나 빠져나가면 필연적으로 눈의 압력은 올라간다. 방수 생성과 유출의 불균형이 안압 상승을 일으키고, 높아진 안압이 눈의 중요한 부분인 시신경을 압박해 결국 실명까지 이르게 되는 병이 녹내장이다.

녹내장과 고혈압은 유사한 점이 많다. 전자는 안압 상승이 원인이고, 후자는 혈압 상승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방치할 경우 전자는 실명, 후자는 뇌출혈·만성신부전 등의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일으킨다. 두 가지 질환 모두 완치는 어려우며 평생 약을 사용해야 한다.

다른 점도 있다. 녹내장 교과서에는 정상안압이 10~21 mmHg이다. 반면 고혈압은 140/90 mmHg 이상일 경우 약물복용이 권유되며, 이는 절대적인 수치이다. 사람의 안압은 개인에 따라 압력에 대한 해석을 달리해야 한다. 고혈압은 140/90 mmHg이 무조건 높은 압력이지만, 안압은 각막 두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한국인의 각막 두께 평균은 530㎛ 정도다. 간혹 두께가 600㎛이 넘는 사람도 있고, 500㎛이 안 되는 사람도 있다. 각막 두께가 두꺼운 사람은 압력이 높게 측정되기 때문에 안압이 높아도 괜찮지만, 얇은 사람은 압력이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기 때문에 압력이 정상이라도 위험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인과 일본인의 경우 안압이 21mmHg 이하이면서 녹내장이 발병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압이 정상이라 해서 절대 녹내장에 대해 안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측정한 안압과 각막 두께, 시신경 유두 검사 등 종합적인 검사로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그렇다면 이런 녹내장은 증상이 있을까. 닉네임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듯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전혀 없다. 처음 발병했을 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시야가 점점 좁아진다. 시야가 좁아지면 어떻게 보일까. 망원경으로 좁아진 시야체험이가능하다. 망원경을 쓰고 먼 곳을 바라보면 그 중심부만 보이고 주변부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녹내장의 진행된 소견이다. 이런 상태가 방치돼 점점 진행되면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녹내장은 크게 약물, 레이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최근 약제 종류도 다양해지고 약효도 우수해 대부분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약물에 반응하지 않고 계속 녹내장이 있을 경우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로 대체한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더불어 3대 실명질환인 녹내장은 조기발견으로 치료가 가능해 40세 이상은 누구나 녹내장 검사가 필요하다.

구남균·소중한눈안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