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집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초중고생은 비대면 생활이 급증하면서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이 심화하고 활동량이 줄었다. 이 때문에 살이 갑자기 찐 아이가 많아 고민하는 부모들도 늘어났다.
2019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다르면 우리나라의 고도비만 인구비율은 지난 2016년 5.3%에서 2030년엔 9%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남자 어린이·청소년 비율이 OECD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 이들이 성인이 되는 10년 후에는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경우 비만에 해당한다. 몸무게(㎏)를 키(ｍ)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BMI라고 한다. 비만 단계 기준은 6단계로 ▷BMI 18.5 미만은 저체중 ▷18.5~22.9는 정상 ▷23~24.9는 비만 전 단계(과체중) ▷25~29.9는 1단계 비만 ▷30~34.9는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비만인 고도비만이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정상보다 지방이 더 많이 축적된 상태이다. 어른의 경우 비만 진단 때 절대 수치가 있지만 어린이는 성장 과정이므로 연령과 성별에 따라 비교해 비만을 진단한다. 보통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의 연령대에서 체중이 신장별 표준체중보다 2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비만이 생기면 고혈압·당뇨병·관상동맥질환·퇴행성관절염·유방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폐쇄성수면무호흡 같은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소아 비만이 지속하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고 성인병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소아청소년기에 열려 있는 성장판과 미성숙한 연골 및 부드러운 뼈가 과체중을 감당하기 어려워 정형외과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성조숙증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살이 찌면 체지방이 증가하고 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 아디포카인 등의 물질이 사춘기 중추에 작용해 사춘기 발현을 유도한다. 이로 인해 2차 성징이 빨라지고 성조숙증이라는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비만이 심한 어린이에게 사춘기 진행이 빠른 경향이 있고 비만하지 않은 아이에게도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병원을 찾아 소아비만 검사와 함께 성조숙증, 성장판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검사 후 결과에 따라 어린이의 체질을 고려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대동병원 달빛어린이병원 이균우 진료부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아동기 비만은 청소년기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고 뚱뚱한 사람은 매력이 없다는 인식으로 인한 열등감, 자신감 저하 등 정서적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소아비만은 또 체내의 호르몬을 교란해 성조숙증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만큼 적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부모가 적극적으로 보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어린이 비만의 경우 성인과 달리 성장하고 있는 시기인 만큼 무조건 체중을 줄이기보다는 비만도를 줄이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 성장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 총 칼로리 중 단백질 20%, 지방질 35%, 탄수화물 45%를 구성해 골고루 먹인다. 음식을 빨리 먹거나 과잉 섭취하는 버릇,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거나 밤늦게 먹는 식습관도 고치도록 해야 한다. 부모는 냉장고 안에 청량음료, 패스트푸드 등을 채워 놓지 않도록 하고, 아이가 식사일기를 쓰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처럼 식습관을 개선하면서 매일 30분에서 1시간씩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체내의 체지방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운동은 테니스, 배드민턴, 줄넘기, 달리기 등 아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한다. 이 진료부장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야 하는데 아이가 혼자 하다 보면 흥미를 잃을 수 있으므로 부모와 함께 집안 걷기, 계단 오르기, 누워서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게 좋다”며 “아이의 행동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비만 예방을 위한 교육 영상을 활용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