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400여 종에 이르는 상어는 종의 수만큼이나 크기가 다양하다. 가장 작은 상어는 콜롬비아 해역에 서식하는 돔발상어과의 ‘스칼리올루스 라티카우두스(Squaliolus laticaudus)’로 성체의 길이가 20㎝ 정도이다. 가장 큰 상어는 성체의 길이가 18ｍ, 몸무게는 15~20ｔ에 달하는 ‘고래상어’다. 고래상어는 현존하는 어류 중 덩치가 가장 크지만 성격은 온순하다. 넓고 편편한 머리 아래에 있는 양 턱에는 300줄에 달하는 작은 이빨들이 촘촘하게 나 있다. 그런데 이빨의 크기는 상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3㎜ 안팎에 불과하다. 그래서 먹이 사냥도 수염고래처럼 물을 ‘쭉’ 들이켤 때 함께 휩쓸려 들어오는 크릴 등의 플랑크톤을 스펀지처럼 생긴 막으로 걸러서 먹는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어류-고래상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어류이다. 필리핀 세부에서 만난 고래상어의 모습이다.

	고래상어의 먹이활동-고래상어는 수염고래처럼 물을 쭉 들이켤 때 함께 휩쓸려 들어오는 새우나 플랑크톤을 스펀지처럼 생긴 막으로 걸러서 먹는다.

	스칼리올루스-돔발상어과의 ‘스칼리올루스 라티카우두스(Squaliolus laticaudus)’는 가장 작은 상어로 성체의 길이가 20센티미터 정도이다.

몸 빛깔은 등 쪽은 회색 또는 푸른 색이거나 갈색이며, 배 쪽은 흰색이다. 배 위로는 흰 점과 옅은 수직의 줄무늬가 나 있다. 번식 방법은 알로 태어나서 부화하는 난생인지 암컷의 몸 안에 있던 알이 부화하여 새끼가 나오는 난태생인지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는다. 고래상어(Whale shark)라는 이름은 1828년 앤드루 스미스(Andrew Smith)라는 사람이 남아프리카 테이블 만에서 작살로 잡은 표본에 처음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한다. 어류인데도 포유류인 고래 이름을 붙인 것은 덩치가 고래만큼 크고 먹이 사냥 방식 또한 수염고래를 닮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무늬-고래상어가 유영하는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등쪽의 무늬가 퍽이나 아름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래상어는 이따금 우리나라 연안을 찾아와 화제가 된다. 2004년 8월 경남 거제도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2006년 9월에는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서 기진맥진한 고래상어 한 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때 탈진한 고래상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죽고 말았다. 고래상어 죽음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겠지만 결정적인 사인은 익사였음이 밝혀졌다. 어류인 상어가 물속에서 숨을 못 쉬고 죽는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겠지만, 경골어류가 아가미를 능동적으로 펌프질해서 물속의 산소를 흡수하는데 비해 상어인 연골어류는 아가미 기능이 수동적이라 물이 아가미를 통과할 수 있도록 늘 입을 벌리고 헤엄쳐야 한다. 이때 그물에 걸리는 등 헤엄칠 수 없게 되면 상어는 체내에 산소 공급이 끊겨 죽고 만다.

	숨을 쉬기 위해서-연골어류에 속하는 고래상어는 아가미가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들은 바닷물이 아가미를 지날 수 있도록 항상 입을 벌린 채 앞으로 헤엄쳐야 한 다.

2012년에는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측이 고래상어 2마리를 수족관에 전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화 측은 이들 고래상어가 제주 앞바다 정치망에 걸린 것을 어민이 기증했다고 발표했지만 환경단체 등이 방생을 요구해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이후 한 마리가 수족관 안에서 폐사하자 전시 50여 일 만에 나머지 한 마리를 서귀포 앞바다에 풀어주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가 고래상어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일본 오키나와 수족관이 고래상어를 전시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떨치게 된 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고래상어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규정한 취약 종으로 많은 나라에서 법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으며, 사이테스(CITES,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의해 멸종 위기 동물로 지정돼 2003년부터는 국제 거래가 금지되고 있다.

	일본 오끼나와 츄라우미 수족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대형수조 안의 고래상어를 보고 환호하고 있다. 고래상어가 전시된 대형수조‘쿠로시오 바다’는 높이 8.2ｍ, 폭 22.5ｍ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최대 규모이다. 수조의 벽은 7500ｔ의 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매일 신선한 바닷물을 공급하고 있다.

●필리핀 오슬롭의 고래상어

그런데 수족관 안이 아닌 자연 상태에서 고래상어가 관광 자원화된 곳이 있다. 필리핀 세부섬 동남쪽에 있는 오슬롭이라는 작은 어촌마을이 그곳이다. 2011년 12월 마을 앞바다를 찾아온 고래상어들에 어부들이 먹이를 주자 이들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이곳에 머물게 되었다. 고래상어가 어촌마을 앞바다를 떠나지 않자 작은 어촌마을에는 고래상어를 보려고 하루에만 수백 명의 관광객이 찾아드는 등 관광 명소가 되었다. 마을 입구에는 고래상어 그림이 그려진 입간판이 서고 해변에는 임시 매표소도 만들어졌다. 마을 곳곳에는 주민이 운영하는 탈의장과 샤워실, 간이음식점, 기념품 판매점 같은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오슬롭 주민들은 2011년 크리스마스께 나타난 고래상어를 산타클로스가 안겨준 선물로 생각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래상어를 보기 위해 바다로 들어가는 입장료만 30분에 1100페소(환율 1페소는 23원)에다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면 추가 요금을 받고 있으니 필리핀 물가를 고려할 때 고래상어가 주민에게 적지 않은 수입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세부섬 오슬롭은 고래상어가 관광상품화 된 곳이다. 현지인들이 작은 배를 타고 고래상어에게 크릴을 던져주고 있다. 이들은 관광객들이 고래상어에 너무 접근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필리핀 세부 오슬롭 마을 앞에 고래상어 입간판이 서 있다.

고래상어에게 먹이를 주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두고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단체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야생의 대형 어류를 먹이 주기로 길들인다는 것은 고래상어를 위해 올바른 행위가 아니라는 게 환경단체의 입장이다. 하지만 오슬롭 주민은 항변한다. 우리가 고래상어를 잡는 것도 아니고 먹이를 주는 게 무슨 문제가 되냐고. 고래상어 관광이 구체화하자 필리핀 정부는 이를 양성화하기로 했다. 해양생물 전문가를 초빙해 오슬롭의 고래상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뿐 아니라 관광객에게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한편 관광객이 지켜야 할 사안에 관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필리핀을 찾은 프리다이버가 춤을 추듯 고래상어를 반기고 있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는 바람에 오슬롭 주민의 경제 사정이 어려워졌지만, 주민들은 언젠가 다시 찾아올 관광객을 기다리며 고래상어에 먹이 주기를 계속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