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어 지연, 16개월까지 관찰을
- 눈 맞춤 전혀 못하면 검사 필수
- 사회성 평가·구강 자극 등 진료
- 뒤집기 느리면 운동 발달 의심
- 학습 장애 전조 증상으로 유의

“설마 우리 아이는 아닐 거야….”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아이 앞에선 감성적으로 변하는 게 바로 엄마의 마음이다. 특히 아이가 아프거나 발달이 느릴 때 속상해하며 병원에 데려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날이 하얗게 새도록 고민한다. 전문가들은 모든 가능성의 문을 열어두고 잘 관찰해 케어하는 게 아이 발달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신대복음병원 재활의학과 심영주 교수와 함께 소아 발달장애의 모든 것을 Q&A 형식으로 알아본다.

Q. 통상 아이들 말이 트이는 시기는

	고신대복음병원 재활의학과 심영주 교수가 미숙아인 8개월 영아 환자의 발달과정을 체크하기 위해 배밀이 모습과 앉은 자세 등을 유심히 체크하고 있다.

A. 1개월이면 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2~4개월이 되면 옹알이를 시작합니다. 8개월쯤 되면 의미 없이 엄마 아빠와 비슷한 ‘마마’ ‘빠빠’ 등의 소리를 냅니다.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시기는 10개월이 되면 가능해집니다.

Q. 만일 그 시기를 넘어서도 거기에 맞는 말을 못 하면

A. 언어발달지연은 굉장히 많은 아이에게 나타납니다. 지적발달지연이 없으면서 언어발달지연이 있는 경우가 4~6세 소아의 4~6%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언어발달이 모든 아이에게 정확하게 정해진 시기에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느리거나 빨리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말을 하는 것에만 집중하면 안 되고 간단한 심부름을 할 수 있는지 기본적인 말을 알아듣는지 꼭 확인해 표현언어뿐 아니라 이해언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Q. 이제 돌 지난 여아 엄마입니다. 아직 엄마 아빠라는 말을 못 하고, 이름을 부르면 5초 뒤 시선을 움직이거나 사람을 쳐다볼 때 곁눈질을 하듯 눈을 흘겨요

A. 우선 발달지연과 발달장애에 관해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의 특정 부분의 발달이 느리다고 해서 발달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발달장애는 발달지연이 있으면서 5세 이상 22세 이전에 발생해 만성적으로 지속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발달장애는 돌 지난 아이에게 붙일 수 있는 진단명이 아닙니다. 이 아이는 발달지연이지요. 그렇다고 언어발달이 느리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통상 16개월까지는 기다려볼 수 있습니다. 곁눈질하고 눈 맞춤을 하지 않는 것은 사회성과 관련된 중요한 증상이기는 하지만 한 번 불러서 쳐다보지 않는다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호명 반응과 눈 맞춤은 10번 해서 1, 2번 못하는 것은 정상이지만 9, 10번 반응이 없으면 병원에 데리고 오셔야 합니다.

Q. 언어발달지연은 병원에서 검사로 가능한가요.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A. 아이의 언어 발달상태와 사회성 평가 등 객관적 검사법으로 이상 유무를 판단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언어치료를 합니다. 언어치료사와 1대 1로 하며, 발화(發話)가 아예 되지 않으면 구강 자극부터 시작합니다. 이해언어가 부족한 아이는 사물을 보고 언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표현언어가 느린 아이는 행동이나 손가락으로 요구하지 않고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줍니다. 언어발달이 느린 아이는 결국 발음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정확한 발음을 위해 입 모양, 혀 위치 등을 교육합니다.

Q. 자가 진단할 방법은 없나요

A. 언어 발달이 느려 정밀검사를 받아야 할 때는 다음과 같습니다. 12개월까지 옹알이를 안 하거나 손이나 자세로 지적하지 못 하는 경우, 16개월까지 한 단어도 못 하는 경우, 24개월까지 2개의 구절을 말 못 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말을 못하는 경우 언어발달지연에 해당합니다. 어떤 나이건 언어적 능력이 퇴행해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Q. 아기마다 뒤집기, 앉기, 걷기 등 발달 시기가 천차만별이잖아요. 발달이 늦으면 그만큼 인지능력이나 지정능력도 떨어지는 건가요

A. 아이의 운동 발달은 대체로 시기별로 정해진 순서대로 발달합니다. 뇌 성숙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목 가누기-뒤집기-앉기-서기-걷기 등의 순서이지만 일부 아이에 따라서 순서가 다르기도 합니다. 해서, 일정 시기에 특정 발달을 하지 않는다고 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25% 정도 운동 발달이 늦으면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봐야 합니다. 뒤집기의 경우 4, 5개월에 뒤집어야 하니까 25%를 적용하면 6개월 정도에 뒤집지 못하면 늦다고 할 수 있겠죠. 운동 발달지연은 지적 장애의 흔한 징후이고, 학습장애의 전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운동 발달지연을 보이는 아이에 대해서는 운동 영역 이외의 다른 영역에 대한 신경발달 평가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흥곤 선임기자

※유튜브 ‘닥터DJ’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