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간 방치 땐 고혈압 등 초래

- 뇌파·심전도 측정하는 다원검사
- 장애 여부 확인하고 원인 찾아줘
- 하지불안·불면증까지 감별 가능

수면은 건강과 직결되는 요소다. 잠이 계속 부족하면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심리적 사회적 문제까지 생기게 된다. 특히 수면장애는 혈압 상승과 연관돼 있고, 불면증은 뇌동맥류의 위험요인 중 하나라는 해외 의학계의 연구결과도 나왔다. 그만큼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수면장애로 인한 진료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은 온종합병원에서 환자가 수면다원검사를 하는 모습.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수면장애로 인해 진료를 받는 환자 수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를 보면 그 인원이 2016년 49만 명대에서 지속 증가해 2020년에는 67만 명 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수면장애 중에서도 무서운 것은 수면무호흡증이다. 코골이가 있는 사람의 75%는 수면 중에 호흡이 멈추는 증상이 동반된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숙면을 못하고 인체 내 산소공급이 어렵게 된다. 이 때문에 자고 나도 잔 것 같지 않은 느낌, 피로감, 두통, 무기력감, 기억력 저하, 우울감 등을 유발한다. 게다가 수면무호흡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고협압이나 당뇨, 뇌경색,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계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60대 초반 여성 A 씨도 거의 매일 밤마다 수면장애에 시달린다. 몸이 아주 피곤한데도 잠이 잘 오지 않아 고통스럽다. 거실 소파에서 겨우 눈을 붙였다가 새벽에 가족에게 이끌려 침실로 가는 일이 허다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코를 심하게 골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여러 질환까지 발병한 상태다. 견디다 못한 A 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수면다원검사 치료를 받게 되었다.

부산 온종합병원 수면장애클리닉 이수진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51분으로, OECD 회원국 평균 8시간 22분에 못 미치는 ‘수면 빈곤국가’”라며 “코골이나 불면증을 단순한 잠버릇 정도로 여기지 말고,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검사는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 진단을 위한 표준검사다. 뇌파검사 눈의 움직임 근육 상태(근전도 검사) 심장 리듬(심전도) 산소포화도 흉부와 복부의 호흡운동 호흡량 잠을 자는 자세 등을 측정해 수면장애 여부를 확인한다. 입원 후 1박 2일로 이뤄지는 이 검사는 방사선 등에 노출되지 않아 안전하고 아프지 않아서 누구나 쉽게 받고 다음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검사에서 수면 무호흡증후군으로 판정되면 양압기를 사용해 치료를 받게 된다. 낮 동안 심하게 졸리거나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는 허탈발작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이 검사로 기면병이나 중추성 원인에 의한 과다수면증 여부를 감별할 수 있다. 이는 약물 치료가 가능한데, 만일 방치하게 되면 집중력 저하와 함께 운전 때 교통사고도 유발할 수 있다. 그 외 다리에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하지불안증후군, 그리고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만성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의 원인을 감별하는 것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온종합병원 이수진 과장은 “수면무호흡증 등의 수면질환이 발견되면 세부 원인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외과, 가정의학과 등의 다학제 협진으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며 밤마다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빠른 시일 내 전문의를 통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보건복지부는 비싼 검사비용으로 경제적인 부담이 컸던 수면장애 환자들을 위해 2018년 7월부터 수면다원검사를 건강보험에 포함시켰다.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으면 환자는 검사비의 20%에 해당하는 13만여 원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인정하는 의료시설·인력을 갖춘 병·의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구시영 선임기자

◇ 수면장애 진료 환자 추이 2016년 49만4915명  2017년 51만5326명  2018년 56만2823명 2019년 63만7328명 2020년 67만4595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