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가 개소 18개월 만에 간담췌암 수술을 200건 넘게 달성했다. 특히 이들 중 다른 지역에서 수술을 받으러 온 사례가 전체 27.23%를 차지해 부산의 암환자 유치에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은 지난해 5월 문을 연 소화기암수술센터(센터장 박광민)가 올해 10월 말까지 간암·담도 및 담낭암·췌장암 수술을 213건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개소 첫해 99건, 올 들어 114건의 실적을 쌓았다. 수술 환자들을 거주지별로 보면 부산이 155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경남 38건, 경북 8건, 대구 4건, 전북 3건, 울산 2건, 서울·대전·전남이 1건씩으로 파악됐다. 부산 외 지역이 모두 58건으로 거의 30%에 육박하는 셈이다.

이들 중 경남에 사는 70대 A 할머니는 집 근처 병원의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담낭암이 의심되자 지난해 11월 온종합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에서 담낭절제술을 받았다. 60대 B(경남 거주) 씨는 지역 병원에서 직장암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되자 박 센터장에게 간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50세 C 씨(경북 거주)는 경북대병원에서 위암·췌장암 진단을 받은 뒤 서울아산병원에서의 1차 부분 위절제술에 이어 박 센터장이 휘플수술을 시행했다. 또 지난 6월에는 간문종양이 담도, 간문맥, 간동맥을 감싸고 있어 완전 절제가 불가능한 30대 재미동포 D씨에 대해 췌장의 머리, 십이지장, 소장의 일부, 총담관과 담낭을 절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월말 박 센터장에게 간 절제, 오른쪽 부신 절제, 오른쪽 신장 절제, 대정맥 절제 후 혈전 제거 및 정맥 문합술을 받은 40대 후반 남성 E씨는 간암이 대정맥으로 전이돼 있어 서울 유명 대형병원에서도 수술불가 판정을 받았으나, 온종합병원에서 9시간 수술 끝에 암세포를 완전히 절제하는데 성공했다. E씨는 수술 후 대사치료와 함께 항암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 암 수치가 크게 낮아져 향후 성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김동헌 병원장은 “건강보험공단의 2019년 통계 자료를 보면, 비수도권의 암환자 29%가 수도권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부산의 암환자 20%도 수술치료를 위해 서울로 원정 갔다. 그런 점에서 우리 병원 간담췌외과팀의 수술성과는 결국 부산의료 수준이 서울과 막상막하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과는 온종합병원에서 간담췌암 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는 소식이 널리 퍼지고 그 영향 등으로 서울의 메이저병원이나 다른 시·도 대학병원급 등에 있던 암환자들이 온종합병원을 많이 찾아오는 덕분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는 박광민 센터장을 비롯해 간담췌암 수술로 유명한 사울아산병원 출신 의료진을 대거 영입하고, 수술실·중환자실·전용병실·전담간호팀 구성 등 진료시스템을 수도권 메이저병원과 동일하게 구축한 요인이 크다는 얘기다. 이처럼 인적·물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1년 반 만에 외과수술 1000례를 돌파했고, 현재 입원환자도 50명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광민 센터장은 “내년에는 간 이식수술 분야에 도전해 간담췌외과 치료 영역을 더 향상시킬 계획”이라며 “암 등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의료관광을 활성화해서 부산지역 경제발전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구시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