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물과 생활습관 개선 병행해야
- 위내시경, 식도암으로 발전 예방

협심증이나 부정맥 같은 심장질환으로 오인될 수 있는 병이 있다. 바로 위식도 역류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 가슴 통증이 나타나기에 일반인은 헷갈리고 두 질환을 명확히 구별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주요 증상으로 가슴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심장병으로 오인될 수 있다. 사진은 온종합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에서 김석현(전문의) 과장이 환자의 위내시경 검사를 진행하는 장면.

50대 A 씨는 얼마전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으로 곤욕을 치렀다. 저녁을 먹고 앉아서 쉬던 중 가슴이 쓰려왔다. 통증이 명치 끝에서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 ‘혹시 협심증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심장에는 별 이상이 없었다. 이후 검진 결과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되었다.

이 질환은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 점막을 자극해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6년 416만5700여 명에서 지난해 465만여 명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서구적인 식습관이나 비만·과식, 운동 부족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인체의 위와 식도 사이에는 위로 내려간 음식물이 식도로 올라오지 않도록 조임쇠 역할을 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있다. 그런 기능이 떨어지거나 식도열공(식도가 지나가는 구멍) 등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으면 위액과 다른 내용물이 역류하게 된다. 식도의 산 청소능력이 약하거나 식도의 내장감각 과민성도 이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온종합병원 김석현(소화기내과 전문의) 과장은 “내시경에서 식도염이 관찰되지 않는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증’의 경우 식도 내장감각 과민성이 많은 영양을 미치는 것으로 최근 연구에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증상은 환자에 따라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은 가슴 쓰림·두근거림, 가슴 통증, 위산 역류이다. 심하면 위액이 인·후두와 호흡기까지 역류해 만성 기침이나 목의 이물감, 삼킴 곤란, 쉰 목소리 등도 일어난다. 치료는 약물이 우선 시행된다. 이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고 위식도 역류를 줄여준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양성자 펌프억제제(PPI), 최근 새로 나온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가 꼽힌다. 이들 위산분비 억제제를 초기 치료로 4∼8주 사용해도 호전되지 않으면 양을 더해서 조절한다. 아울러 과식을 피하고 체중 감량, 식후 눕는 것 피하기 등의 생활습관 교정도 도움이 된다.

유의할 점은 초기 치료 후 약물을 중단하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질환의 근본적 원인을 호전시키지 않은 까닭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약물치료를 유지해 나가면서 증상 여하에 따라 약물 중단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치료 중단 후 증상이 재발하면 1∼4주 PPI를 다시 복용하는 ‘간헐적 복용법’이 있고, 증상이 있을 때마다 복용하면서 스스로 투약 간격을 조절하는 ‘필요시 복용법’도 있다.

위식도 역류증 환자는 약물요법 중에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식도열공 등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위식도 접합부의 미란 정도를 파악해 질환 중증도 및 예후를 판단할 수 있어서다. 만일 약물로도 효과가 없으면 ‘항 역류 수술’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온종합병원 김석현 과장은 “식도에 위산이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바렛 식도가 생길 수 있고, 이런 경우 식도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면서 “약물치료 후에도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로 위식도 접합부의 미란 정도와 바렛 식도 유무를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소 명치 끝에서 타는 듯한 가슴 쓰림 등의 통증이 있는 사람은 국가검진 때 위내시경 검사로 역류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시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