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들에게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던 2014 수능 시험이 끝난 지도 2주가 넘게 지났다. 시험은 끝났지만 학사일정이 끝나지 않아 고3 학생들은 변함없이 등교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정규 수업 진도는 모두 끝내 실제 수업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학생들은 대부분 시간을 자유시간이나 독서로 소일해 굳이 학교에 나갈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수능 후 고3의 일과는 등교 후 출석 체크를 하고 자유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출석 체크를 하고 하교하는 것이다. 물론 '정시 상담'을 명목으로 내세우기는 하지만 성적표가 나오기 전이라 사실상 무의미하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데, 늘 공부만 하던 학교에서 딱히 놀 거리가 없으니 계속 '지겹다' '마칠 때까지 얼마나 남았나'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행이나 성형수술 등의 이유로 체험학습 신청을 내거나 면접이나 논술을 대비해 학원에 간다며 아예 출석하지 않는 학생도 적지 않아 결석률이 높다. 그 때문에 수능 후에 학생들을 꼭 학교로 불러낼 이유가 있는가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교에서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도록 일부 고교는 대학 설명회나 영화, 연극 관람 등 현장체험학습을 나가지만 이마저도 중도 이탈하거나 아예 병결 등의 이유로 불참하는 일이 많다.
물론 그간 공부에 바빠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 기회가 없었다며 학교에서 얼굴을 보며 우정을 돈독하게 하는 기회가 있어 좋다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다수 학생은 수능 후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부정적이다. 따라서 학교나 교육청 차원에서 고3 학생들이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학생의 입장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학생들도 현실에 불평만 하기보다는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그간 못했던 독서를 하는 등 시간을 알차게 보낼 필요가 있다. 지금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는 시간이 사실은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학창시절의 마지막 시간이기 때문이다. 김경은 학생기자 부산외고 3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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