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부산진여고에서 열린 체육대회에서는 평소 보기 어려운 진풍경이 벌어졌다. 바로 체육관 옆에 판을 벌인 '붕어빵 장사'였다.

지난 4일 열린 체육대회 때 김형수 교사가 체육관 옆에서 붕어빵을 굽고 있다.

이날 체육대회는 줄다리기 피구 이어달리기 줄넘기 등이 종일 치러졌다. 중간고사를 마치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자리인 체육대회에서 오히려 경기보다 학생들의 관심을 끈 것이 붕어빵이었다. 붕어빵 장사의 주인공은 사회 담당 김형수 교사였다. 김 교사는 붕어빵 만드는 기계를 학교에 가져와 손수 붕어빵을 구워 학생들에게 나눠주었다. 물론 붕어빵값은 공짜였다. 요즘엔 겨울에도 보기 드문 붕어빵 기계로 직접 붕어빵을 굽는 모습을 보고 지나가는 학생마다 발걸음을 멈추었다.

김 교사는 평소 교회를 다니며 주말을 이용해 경로당이나 보육원을 찾아 붕어빵을 구워주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던 중 이번에 학교 체육대회를 맞아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활력을 주고 색다른 추억을 심어주고자 붕어빵을 구워주러 나선 것이다. 김 교사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으로 기쁨을 나누고자 처음 붕어빵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체육대회에서도 붕어빵을 통해 학생들과 기쁨을 함께할 수 있었다"라며 "작은 것이라도 나누면 더 즐거워지고 행복해진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붕어빵 굽기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계속됐다. 모든 학생에게 붕어빵을 구워줄 수는 없어 추첨을 통해 학년별로 한 학급씩 3개 학급 학생과 체육대회를 위해 봉사하는 학생들에게 붕어빵을 구워주었다. 붕어빵을 하나씩 받아든 학생들은 하나같이 "맛있다"라는 말을 하며 김 교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2학년 정다희 양은 "선생님께서 붕어빵을 직접 굽는 모습을 보면서 먹으니 더 재미있고 맛있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2학년 김국희 양은 "선생님 덕분에 학교 체육대회에서 붕어빵을 먹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체육대회를 하며 친구들과 함께 따뜻한 붕어빵을 먹으니 더 맛있었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유리 학생기자 부산진여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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