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해진 시간 외 책보는 학생 늘어

'건성으로 하던 책 읽기, 마음 다잡고 제대로 읽어볼까요'.

사직여중 학생들이 '부산 독서 2050운동'으로 시행 중인 아침독서 시간에 각자 가져온 책을 읽고 있다.

사직여중이 새 학기 들어 본격적으로 시행한 '부산 독서 2050운동'이 제 궤도에 오르면서 학생들이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부산 독서 2050운동은 부산시교육청이 2011년 부산지역 전체 초중고를 대상으로 시행에 들어간 프로그램으로, 매일 아침 정규수업 시작 전에 20분 동안 독서 시간을 운영해 1년에 50권의 책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에도 지속해서 학교마다 진행해왔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시행하지는 않고 있다. 사직여중도 지난해까지는 오전 8시30분으로 정해진 등교 시간 이후 수업 시작 전의 아침 시간을 학생 자율에 맡겨 학급도서를 이용해 독서를 하거나 자습을 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책을 읽는 학생은 보기 드물었고 대부분이 전날 미처 끝내지 못한 학원 숙제를 하는 데 쓰거나 어영부영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내는 자투리 시간으로 허비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학교 측이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학생들이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아침 20분'을 온전히 독서에 투자하자는 취지에서 이 운동을 재추진했고 2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교실 풍경이 달라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학생들은 정해진 등교 시간보다 조금 이른 오전 8시25분까지 등교해 자리를 잡은 뒤 8시30분부터 20분 동안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선택해 읽는다.

평소 독서란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던 학생들은 두 달에 걸쳐 아침독서를 하면서 '독서는 자투리 시간만 잘 활용해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자기가 읽은 좋은 책을 서로 추천해 주면서 학생들 간에 이야깃거리도 늘었다. 또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해진 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이나 점심때도 책을 읽는 학생이 늘었다. 차금자 교사는 "이제 습관이 되어서인지 학생들이 등교하면 곧바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는다. 이런 분위기가 수업시간으로 이어져 학생들이 더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학년 이채은 양은 "예전에는 학원숙제나 공부를 하느라 책을 거의 읽지 않았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1, 2권은 꼭 읽는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책 읽기가 수능 점수를 끌어올린다는 조사 결과가 얼마 전 화제가 됐다. 또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 독서로, 6분 정도 책을 읽으면 스트레스가 70% 가까이 줄어들고 심박 수도 줄어든다고 한다. 독서가 학생들에게 성적으로나 건강으로나 좋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사직여중의 '부산 독서 2050운동'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예원 학생기자 사직여중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