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체계 다시 가다듬기로

"동평중 3급 교사, 잃어버린 초심을 찾아라."

중간고사를 앞두고 동평중학교에서 3급 교사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동평중학교는 지난 1학기부터 교사가 아닌 실력 있는 학생이 다른 친구들을 가르치도록 하는 '3급 교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3급 교사는 정식 교사는 아니지만, 교사와 다름없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중간·기말고사를 앞두고 실력 있는 학생이 자기가 선택한 과목을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돼 큰 호응을 얻었다. 수업은 시험 2주 전부터 시작하며 교사 역할을 하는 학생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만족감과 직업체험의 기회를 얻고 수업을 받는 학생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모자라는 과목을 보충하고 간식도 받을 수 있어 교내 다른 프로그램보다 참여도가 높았다.

하지만 시행한 지 6개월이 지나며 애초의 취지가 변질해 학생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최근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일부 3급 교사 수업에서는 교사 학생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일이 잦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도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간식을 먹거나 다른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고자 찾는 일이 있다.

이런 분위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중 50명에게 '3급 교사, 학업에 도움을 주는가?'를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결과 3명이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은 3급 교사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이유로 ▷부실한 수업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태도 등을 들었고 일부는 학교가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폐지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3급 교사 프로그램 담당 강주연(기술) 교사는 프로그램 참여 인원이 늘어나며 흐트러진 체계를 가다듬어 초심을 되찾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 교사는 "간식은 원래 교사가 나눠주도록 했지만, 프로그램 규모가 커지며 학생들에게 맡기면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해 안타깝다"며 "앞으로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전에 활동 계획서를 더 체계적으로 철저하게 검토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한편 간식도 교사가 직접 나눠주도록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한 학생은 "3급 교사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처음 시행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가르치는 학생이나 수업을 듣는 학생 모두 더욱 진지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우 학생기자 동평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