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 "당시 역사 상황·전투 등
- 피부에 닿는 추가 교육 해주길"

최근 경남고 교정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용마 6·25 참전 호국 영웅 명비 제막식'으로 경남중고등학교 출신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선배들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재학생들의 애국심을 고취하고자 마련됐다. 용마는 경남고 학생과 졸업생을 이르는 말이다. 가로 3.3m 세로 1.2m 높이 0.85m의 호국영웅 명비에는 건립 취지와 함께 학도병으로 참전한 338명과 졸업 후 참전한 86명 등 424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여기에는 전사자 33명이 포함돼 있다. 위쪽에는 태극을 형상화한 무늬가 새겨졌다.

경남고 학생들이 최근 설치한 '용마 6·25 참전 호국 영웅 명비'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만수 6·25참전유공자회 부산시지부장, 임영길 무공수훈자회 부산시지부장, 이정식 상이군경회 부산서구지회장과 전홍봄 부산보훈청장, 박극제 부산 서구청장, 오승현 부산시 부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또 경남고 교직원과 1, 2학년 간부 학생이 참석했다.

이번 명비는 경남고 7회 졸업생으로 참전한 배중현 씨가 수십 년 간 전국을 돌며 참전 동문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결실로 서게 됐다. 이번에 빠진 동문은 앞으로 확인이 되는 대로 추가로 새길 계획이다.

이날 부인과 함께 서울에서 내려온 7회 졸업생 백승주 씨는 강원도 금화지구 전투에서 수류탄 파편에 다친 한쪽 눈의 시력이 좋지 않았다. 그는 "모교에 명비를 건립해 고맙다. 후배들이 애국심을 기르고 나라의 기둥이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전홍범 부산보훈청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명비 제막이 우리나라가 어떻게 지켜졌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명비가 우리나라 곳곳에 세워져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남고 서강태 교장은 "명비 제막을 계기로 학생들이 모교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학생들도 자랑스러운 선배들을 기리는 명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단순히 명비를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후속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학생은 "명비를 세운 취지는 좋다고 본다. 하지만 선배들이 참전해 어떤 어려움을 겪었을지 학생들이 공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명비만 세운다고 선배님들을 기리는 취지를 만족할 수는 없으리라 본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적 상황과 선배님들이 참전한 전투 상황 등 좀 더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승준 학생기자 경남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