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전 안전교육이 우선" 지적도

고리원자력본부가 원전 주변 주민과 학생을 위해 다양한 교육·문화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해 이를 두고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지역 특수성에 따른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일부 시민들은 지진 여파로 되살아난 원전 공포를 불식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우려 섞인 시선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부산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다음 달 겨울방학을 앞두고 고리원전이 지원하는 외국어 교육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원전 주변 거주 학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마다 원전 주변 기장 주민들은 고리원자력본부로부터 소외계층 무료 건강검진과 함께 ▷갯마을 마당극 축제 ▷풍어제 ▷장학금 지원 ▷원자력 과학교실 등 다양한 교육 문화 행사 지원을 받는데, 특히 ▷영어 말하기 대회 ▷글로벌 리더십 캠프 등 외국어 관련 프로그램이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고리원전에서 지원하는 해외 홈스테이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정민(대청중 3년) 학생은 "다른 나라 문화를 경험하고 외국인과 소통함으로써 다양한 시각을 기를 수 있었다. 해외 친구와 계속 연락하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외대에서 실시한 영어캠프에 다녀온 최다민(신정중 3년) 학생은 "외국을 다녀오지 않아도 외국어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며 "영어에 흥미를 붙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런 지원이 주민의 방사능 유출에 대한 두려움을 씻어내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원전 안전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고리원자력본부에서 방사능 유출 사고를 가정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시행하고 있지만, 주민 불안은 여전하다. 2008년 노후 원전인 고리 1호기의 10년 연장 가동이 시작되면서 관련 안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 지진 빈발 가능성이 높은 양산단층 부분에 고리원전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까지 가중된 상황. 기장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동환 학생은 "주변 친구들이 원전 관련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지만, 방사능 유출과 원자력 폐기물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현재의 지원과 별도로 주민의 불안 해소와 사고 대비 안전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김나현 학생기자 기장중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