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뒤 2조5000억 시장…삼성전자·네이버 합류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포함한 국내 주요 IT 업체들이 인공지능(AI) 서비스 시장을 놓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쟁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현재까지의 구도는 SK텔레콤이 관련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신제품 출시를 목전에 둔 나머지 2개사가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AI 플랫폼 선점에 나선 삼성전자와 네이버도 늦게나마 '시장 생태계 구축'을 선언한 상황이어서 국내 IT 업계는 내년에 'AI 춘추전국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 AI 서비스에 사활

22일 이동통신 3사와 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AI 스피커 '누구'(NUGU·사진)를 출시한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음성으로 채널을 바꾸는 기능을 해당 제품에 추가할 예정이다. 자사의 인터넷 TV(IPTV)인 'B tv'의 셋톱박스와 '누구'를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이미 '누구'의 판매량은 출시 3개월 만에 2만 대를 훌쩍 넘어섰다. 앞으로 SK텔레콤은 자사의 모바일 네비게이션인 'T맵'을 활용해 대중교통 정보와 소요시간 안내 등의 기능을 '누구'에 추가하기로 했다.

KT는 음성만으로 조작이 가능하고 각종 생활정보와 음악 재생 기능을 제공하는 AI TV(가칭 '기가 지니')를 이르면 다음 달 선보인다. SK텔레콤보다 한 발 늦게 시장 공략에 나선 만큼 지금까지 보지 못한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 KT의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IPTV 업계 1위인 KT가 자사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올레tv와 연결되는 방식의 AI TV를 내놓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음악과 사물인터넷(IoT) 등이 연계된 음성인식 AI 기기를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한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미국 AI 로봇업체인 '지보'에 이미 200만 달러(약 23억 원)를 투자했고, 최근에는 국내외 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검토 중이다.

■2020년 시장 규모 6배 성장

삼성전자는 AI 스피커와 AI 비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우선 삼성전자가 인수한 세계적 스피커 업체 '하만카돈'이 내년에 AI 스피커를 내놓는다.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음성비서 '코타나'의 기술이 적용된다. 또 윤부근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에서도 가정용 AI 스피커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국내 1위 포털 업체인 네이버 역시 AI 홈비서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주요 IT 업체들이 AI 서비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해당 시장의 급성장과 무관치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스마트 스피커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억6000만 달러(약 4273억 원)에서 2020년 21억 달러(약 2조4900억 원)로 6배나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 AI 스피커 시장 추이 ※자료= 가트너, 단위=달러

3억6000만- 2015년

21억(예상)- 2020년

483%- 증가율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