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피쳐! 나이스 피쳐! 전…지…환…! 동희야…! 둥! 둥! 둥! 쌔리라…!"

지난달 15일 부산 서구 구덕야구장에서 힘찬 응원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교 야구 주말 리그의 부산고와 경남고의 경기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는 양 쪽 학교의 경기 응원이 한창이었다. 부산고와 경남고는 오랜 기간 라이벌 사이다. 학업뿐 아니라 두 학교의 야구부 경기는 매번 치열하다. 그런데 이날 두 학교의 전교생이 참여하는 라이벌 응원전이 벌어진 것이다.

경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10회 초 경남고가 밀어내기 볼넷 득점으로 2대 1 승리를 챙기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연장 이후 1점 차로 승부가 갈릴만큼 치열했던 경기 내용처럼 응원전 역시 치열했다.

경기 초반 두 학교의 응원은 응원단장의 구령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진행됐다. 부산고의 응원가 '부고가 왔다'가 이어지자 경남고는 대표 응원가인 '후라 경고'로 응수했다. 6~7곡가량 더 응원가 경쟁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곡이 겹친 '진달래꽃'을 누가 더 크게 부르는가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또 부산고가 응원 구호에 선수의 이름을 넣어 응원을 하자 경남고는 각 선수마다 다른 응원 구호를 부르며 북 치기 장단을 가미해 흥을 돋우었다.

뜨거웠던 응원전의 열기는 두 학교 학생들이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격려를 전하며 교가를 부르는 것으로 가라앉았다. 응원에 참여한 경남고 2학년 박형빈 군은 "원래 야구를 좋아했는데, 친구들이 게임에 나가는 걸 보니 더 흥미로웠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고, 친구들과 함께 응원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구원투수로서 5이닝 동안 삼진 9개의 성적을 올려 승리투수가 된 경남고 서준원 군은 "이렇게 규모가 큰 응원전을 본 것은 내 야구 인생에서 처음이다. 평소보다 응원하는 사람이 많아서 긴장도 많이 됐지만, 던질 때 기운이 나기도 했다"고 감회를 밝혔다.

배승준 학생기자 경남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