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디오 방송에 영상물 입혀 진행
- 역사·정치 등 정보 전달에 초점
- 제작과정에서 논리력 강화 효과

부산 남산고등학교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전 8시 스티브 바라캇(Steve Barakatt)의 곡 플라잉(Flying) 선율이 울려 퍼지며 ‘반갑습니다. 공생공감 시간입니다’라는 오프닝 멘트와 함께 방송이 나온다. 2015년 3월부터 시작한 ‘공생공감’ 방송은 대부분 학교에서 ‘명상의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던 오디오 방송을 영상 방송으로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부산 남산고등학교 방송실에서 학생들이 매주 금요일 오전 선보이는 교내 영상방송 ‘공생공감’을 제작하고 있다.

20분 동안 이어지는 공생공감은 시청각 매체를 통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문화 역사 정치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학생들의 건전한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최근에는 ‘선택과 자유’를 주제로 ‘돈을 위해 펜을 들다’라는 EBS지식채널 동영상과 함께 러시아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인간적인 삶과 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방송을 본 박새별(1학년) 양은 “작가의 이름은 알고 있어도 가난과 관련된 그의 뒷배경은 몰랐는데 공생공감을 통해 알게 됐다”며 “앞으로 이 작가의 책을 읽을 때 색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매주 직접 원고를 쓰며 공생공감을 책임지고 있는 문서오(3학년) 이민석(2학년) 군, 지도교사 장남희 선생님을 만나 제작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눠봤다.

-공생공감 프로젝트의 준비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문: 우선 월별 주제에 맞춰 공생공감 지도 선생님과 함께 관련 영상을 유튜브나 EBS지식채널등에서 찾고 방송 내용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후 영상에 적합한 내용의 원고를 작성하고 지도 선생님의 첨삭과정을 거쳐 글을 최종 완성한다. 완성된 원고를 계속 읽으면서 입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을 한 뒤 금요일 오전 방송을 한다.

▶이: 전체적으로 과정은 비슷하지만 원고를 읽을 때 발음을 정확하게 하려고 연습에 연습을 계속한다.

-공생공감 프로젝트가 학생들에게 끼친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문: 매주 글을 쓰면서 논리정연한 글을 쓰는 능력을 키우게 됐다. 시청자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지식채널, 유튜브와 같은 영상매체를 통해 책이나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 외에 다양한 분야의 폭 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어렸을 적 꿈이었던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다양한 주제의 글을 쓰면서 평소 관심이 없거나 몰랐던 분야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지식 확장의 계기가 되었다. 남산고 학생들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모를 수 있는 역사, 사회적인 정보를 접하며 시대와 사회의 흐름을 알게 되는 것 같다.

-공생공감 프로젝트의 장단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문·이: 우선 장점은 학생들이 월~목요일 기계적으로 하는 영어듣기에서 벗어나 공생공감 영상을 보면서 생각의 여유와 정신을 맑게 하는 시간을 갖는 점이다. 단점이라고 하면 주제와 관련한 원고를 개인이 작성하는 거라 주관적 의견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시청하는 학생들 가운데 방송 내용에 비판적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장남희 선생님: 평소 수업 시간을 통해 글쓰기나 읽기를 잘하는 학생을 발굴해 재능을 키우고, 방송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다방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교과 시간에 잘 할 수 없었던 사회 전반의 다양한 이야기를 방송 제작 과정에서 함께 생각하고,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공동의 가치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이러한 공생공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방송시설 구축과 방송부원간 협조, 학생들이 방송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담임선생님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담당교사로서 남산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예린 학생기자 남산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