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시기 신체발달에 악영향
- “후드·바지로 대체” 목소리 높아

‘친구보다 예뻐 보이고 싶어?’ ‘밑단이 좁아지는 슬림라인 스커트’ ‘슬림한 여신라인, 다이어트지퍼’

교복 업체들도 실용성보다 ‘허리라인과 아랫배를 잡아준다’는 등 몸매를 강조하는 광고를 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5일 한 교복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학생을 대상으로 이러한 광고 문구를 내걸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학생이 편하고 실용적으로 입을 수 있는 교복보다는 ‘예쁜 교복’을 내세우는 것이다. 여학생의 몸매를 강조하는 교복 광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5년에는 한 교복 업체가 신체 특정 부위를 강조하는 문구로 10대 여학생의 성 상품화 논란이 일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교복 업체가 모델의 몸매를 필요 이상으로 드러내는 데 더해 대중 매체에서도 연예인이 짧고 꽉 조인 교복을 예쁘다는듯 입고 나오면서 교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교복이 성 상품화가 되고 있다는 것은 검색사이트를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검색사이트 구글에서 ‘여자 교복’ ‘여학생 교복’ 심지어는 ‘여고생을 검색했을 뿐인데도 ‘청소년에게 유해한 결과는 제외됐다’는 문구가 나온다. 성인 인증을 하면 청소년에게 유해한 교복 관련 검색 결과들이 있다는 얘기다.

반면 ‘남고생’ ‘남자 교복’ ‘남학생 교복’을 검색했을 때에는 해당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을 성적인 대상으로 삼고 상품화를 시키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몸매가 다 드러나도록 교복을 짧게 수선해 방송 의상으로 쓰거나 지나가는 여학생을 몰래 찍은 사진을 커뮤티니에 올려 성희롱을 하는 등 ‘학생’과 ‘교복’의 의미가 상당히 훼손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아직 미숙한 청소년에게 비판 없이 받아들여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자유롭게 신체가 발달해야 할 성장기의 학생들이 과도하게 줄인 교복으로 인해 생리 불순, 소화 불량을 호소하는 것이다. 이승원(부경고 2) 양은 “급식을 먹고 나서 학생들이 치마 단추를 풀거나 조절하는 것을 자주 봤다”며 “입학 때 짧은 교복 치마를 구입했던 한 친구는 키가 크면서 치마가 너무 짧아져 지금은 체육복을 입고 다닌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 교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면서 학교에서는 이를 후드나 바지로 대체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부경고등학교에서는 지난 1년간 설문 조사를 진행해 교복 변경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모았다. 기존의 정장 형식을 선호하는 학생, 교복 구입비가 이중으로 들어가 불만이라는 재학생 등 여러 목소리가 나와 의견을 통합하기 쉽지 않지만, 이 학교는 올해도 교복 문제를 함께 고민할 방침이다.

김은빈 학생기자 부경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