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군별 피해, 행동요령 등 안내
- 연구 3년 걸린 사전 예방 시스템

2016년 10월 초대형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부산 마린시티가 침수돼 보도 위로 물고기가 올라오고, 울산 태화강이 범람해 자동차가 둥둥 떠다녔다. 해마다 태풍이 지나가면 적지 않은 사회경제적 피해가 되풀이된다. 태풍이 올 때 사람들은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지 못해 우왕좌왕하기 일쑤고,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태풍이 올 때 자신이 위치한 곳의 태풍 정보(위치, 진로, 예상 피해 등급)와 이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관한 대처요령을 함께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개발됐다.

태풍을 비롯한 강풍 피해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2012년 4월 3일 부산 광안대교에서 강풍에 트레일러에 실린 컨테이너가 넘어지면서 달리던 승용차를 덮친 장면. 국제신문DB

‘태풍(강풍) 관련 위험기상재해 예방을 위한 기상정보 활용시스템 개발사업’을 수행 중인 인제대 대기환경정보연구센터는 태풍 정보를 담은 안드로이드용 앱 ‘재해지도(Hazard map)’를 ㈜동녘과 개발을 마치고 이번 달 안에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배포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앱은 기상청이 제공하는 태풍 진로도와 위치 같은 정보뿐 아니라 구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시·군·구별 및 시간대별 예상 강풍 피해액 분포도, 바람 유선도, 이에 따른 대처요령을 제공한다. 태풍 등급은 예상 피해 규모에 따라 ▷2조 원 이상(Above Normal·AN) ▷1조 원 이상~2조 원 미만(Upper Normal·UN) ▷2000억 원 이상~1조 원 미만(Normal·N) ▷2000억 원 미만(Lower Normal·LN) 등 4단계로 나뉜다. 예를 들어 UN 등급일 경우 광역시는 저지대 상습침수지역 등 재해위험지구 주민은 대피를 준비하고,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감속 운행하고, 입간판 같은 낙하위험 시설물을 제거하거나 결속하고, 대형 및 고층 건물의 창문은 굳게 닫아야 한다. 도 지역에서는 소하천 배수로를 정비하고, 산간 계곡 야영객은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한다.

인제대 대기환경정보연구센터가 개발한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앱 ‘재해지도(Hazard map)’.

박종길 센터장은 “태풍과 관련한 재난 및 재해가 발생하면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여전히 사전 방재활동보다 재해 복구에 행정과 지원의 초점을 맞춘다”며 “해마다 찾아오는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태풍이 한반도에 내습하기 전부터 사전에 철저한 방재활동을 할 수 있는 자료와 예측 시스템, 개인 차원의 대처요령이 절실해 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지난 3년간 연구를 통해 통합재해 예측 모형을 만들고 태풍 피해 등급화와 사전방재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앱을 제작했다.

센터는 앱 배포에 앞서 지난달 23일 오후 3시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태풍 콘텐츠 활용방안 워크숍’을 열고 앱 기능을 점검했다. 이 워크숍에는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김윤태 실장, 한국기상산업기술원 김희종 실장, 국립과학기술원 김백조 과장, 한국기상산업협회 김승배 본부장, K웨더 반기성 센터장 등 기상 전문가가 참석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