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화면 대형화 맞서
- 삼성, 태블릿 같은 S펜 탑재
- LG, 배터리 31시간으로 늘려
- 레노버, 내구성 우수제품 출시

노트북 시장에 ‘초경량’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외 주요 IT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무게가 1㎏ 전후에 불과한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렇다고 배터리 등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차별화된 첨단 기능이 속속 탑재되고 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 대중화에 맞서 노트북 시장을 다시 살리려는 전략이 숨어있다.

LG전자 노트북

■스마트폰에 밀리는 노트북 시장

최근 출시된 국내외 전략 스마트폰은 대부분 ‘대용량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9 플러스의 화면 크기는 6.2인치, 애플의 아이폰X은 6.5인치에 달한다.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시작한 2010년(3인치 수준)과 비교하면 배가량 커졌다. 이는 스마트폰 기능의 다양화와 첨단 게임 등을 선호하는 고객의 니즈(요구)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노트북 시장이 2010년 이후 침체기를 겪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PC나 노트북에 버금가는 기능을 갖추면서 손에 쥐기 편한 스마트폰을 찾는 게 당연하다. 미국의 IT 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6년 글로벌 시장에서 2억2000만 대를 기록한 노트북 출하량은 2019년 1억8700만 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같은 기간 모바일 폰 출하량은 18억9300만 대에서 19억2400만 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레노버 노트북

이 때문에 주요 업체들은 노트북 제조 전략을 속속 수정하고 있다. 스마트폰 대형화에 맞서 ‘초경량’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PC 제조사 레노버는 지난달 자사의 노트북 전문 브랜드인 ‘씽크패드’의 2018년형을 무려 13종이나 출시했다. 이 중 ‘씽크패드 X1 카본 6세대’는 무게가 1.13㎏에 불과하다. 흔히 무게가 가벼우면 배터리가 오래 못 갈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 제품의 배터리 수명(1회 충전 시)은 15시간으로 비교적 길다. 완전히 방전된 상태에서 1시간 내에 80%까지 충전할 수도 있다. 한국레노버 관계자는 “미 국방성이 진행한 12가지 테스트를 모두 통과할 정도로 내구성 역시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1㎏도 안 되지만 배터리는 31시간

삼성전자 노트북

국내에서는 스마트폰을 제조하면서 가전 판매에도 힘을 쏟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초경량 노트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삼성 노트북 펜(Pen)’의 2018년형 모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무게(995g)는 1㎏도 안 된다. 디스플레이를 360도로 회전해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다

0.7㎜의 얇은 펜촉과 4096단계의 필압(펜으로 전달되는 압력)을 지원하는 ‘S펜’이 탑재됐다. 업계에서는 이 제품이 노트북과 태블릿의 경계를 허물었다고 평가한다.

LG전자는 ‘LG 그램’의 2018년형을 지난 1월 내놨다. 이 제품(965g)의 가장 큰 특징은 무게가 1kg이 채 되지 않는 데도 배터리 사용 시간은 최장 31시간에 달한다는 점이다. SSD(반도체를 이용한 정보 저장 장치) 및 메모리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슬롯도 있다. 인텔 8세대 쿼드코어 CPU가 탑재됐다.

LG 그램이 처음으로 출시된 시기는 2014년이다. LG전자가 사실상 국내 초경량 노트북 시장을 연 것이나 다름 없다. LG 그램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2월 100만 대를 돌파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 그램 출시 직전인) 2013년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는 초경량 제품의 판매량 비중이 30% 이하였지만, 1㎏ 이하 무게의 노트북 시장이 형성된 2017년에는 70%로 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석주 기자

LG전자 노트북 ● 제품명 LG 그램, 무게 965g ● 배터리 용량 최장 31시간. 메모리 추가 장착 슬롯. 인텔 8세대 쿼드코어 CPU 탑재

삼성전자 노트북 ● 제품 명 삼성 노트북 펜, 무게  995g ● 디스플레이 360도 회전. S펜(펜촉 0.7㎜) 탑재. 지문 센서 기능

레노버 노트북 ● 제품명 씽크패드 X1 카본 6세대, 무게 1.13kg ● 배터리 수명 15시간. 배터리 방전 시 1시간 내  80% 충전. 내구성 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