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습관 기를 수 있다” 반론도

28일 오후 6시40분 부산 동래구 금정고등학교의 한 교실에는 대부분의 학생이 남아 공부하고 있었다. 정규 수업이 끝난 시각이지만 야간자율학습(이하 야자) 때문에 늦게까지 앉아있는 것이었다. 야간자율학습이지만 ‘자율’이 없다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A(금정고 1) 군은 “개인이 집 독서실 학원 등 다른 장소에서 공부가 더 잘 될 수도 있는데 굳이 학교에서 오랜 시간 동안 밤늦게 공부하라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정말 자율 학습인지 아니면 강제적으로 하는 학습인지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28일 오후 6시40분 부산 동래구 금정고등학교의 한 교실에는 정규 수업이 끝났음에도 대부분의 학생이 야간자율학습을 하기 위해 남아 있다.

실제 부산 지역에서 야자를 운영하는 학교들을 취재해본 결과 많은 학교에서 사실상 강제로 시행되고 있었다. 학교는 ‘특별한 이유 없이는 야자를 해야 한다’고 원칙을 세워놓고,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한 학교는 야자에 불참할 경우 학급 임원 선거에 출마를 못하게 막았고, 매사에 ‘야자를 하지 않으니 얘기하지 마라’는 식으로 눈치를 줬다. 생활기록부 상의 불이익을 보는 곳도 있었다. 예체능 진학을 원하는 학생의 경우 학원 때문에 제외해주기도 하지만 이들 역시 눈치를 보게 된다고 한다.

B(용인고 1)군은 “ 야자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데 생활기록부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걱정되기도 하고 눈치도 주니까 어쩔 수 없이 앉아있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학생은 “최근 경기도교육청에서 야자를 폐지하고, 방과 후 학습 선택권을 학생에게 주면서 진로탐구 등 각종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부산의 학교에서도 실험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억지로라도 학생들이 앉아 자습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학교에 있다보면 1시간이라도 공부를 할 것이고, 학원 숙제를 할 수 있어 야자를 참여하지 않은 학생보다 성적이 잘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금정고 1학년 부장선생님은 “야자를 하면 일단 집에서 공부를 안 하더라도 학교에서 할 수 있고, 정해진 시간 안에 자신이 앉아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 공부가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1학년의 경우 강제적으로라도 야자를 통해 공부를 시켜야 2학년 올라가서도 공부가 편해진다”고 부연했다.

김민서 학생기자 금정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