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DNA) 움직임처럼 원자 크기보다도 작은 미세한 동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승철(사진) 교수(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와 김영진 교수(싱가포르 난양공대) 공동연구팀이 나노미터 이하의 작은 규모를 측정하는 ‘플라즈모닉 자’ 기술의 분해 성능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고 29일 밝혔다.

플라즈모닉 자는 나노미터 규모의 길이를 측정하는 기술로,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DNA 또는 RNA의 실시간 거동을 모니터링하거나 기초물리 분야에서 양자역학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이다. 플라즈몬(금속 내부에서 동시에 진동하는 전자의 무리) 입자가 서로 접근할 때 스펙트럼이 변하는 현상을 이용해 나노 규모의 거리를 측정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1015분의 1초 단위인 짧은 시간 동안 레이저 빛을 쏘아 분자움직임을 마치 사진처럼 찍어냄)를 이용해 플라즈모닉 자의 분해 성능이 240배 정교해지고, 측정 속도가 1000배 빨라지며, 주변 환경에 대해 둔감한 특성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종전에는 빛이 산란·흡수된 강도를 이용해 물질의 움직임을 측정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 디스커버리 사업과 기초연구사업, 싱가포르 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 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실렸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