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신라중학교는 학생들에게 실내화와 우산을 빌려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12일 오후 부산 사상구 신라중학교. 하교를 하려는 학생들이 학교 건물을 나서자 밖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미리 준비해온 우산을 펴고 교문으로 향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선도부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근 실시하는 우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선도부실에 비치된 우산을 가져갔다. 우산을 빌린 이현정(신라중2) 양은 "교복을 비에 적시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학교에서는 선도부를 통해 학생들에게 실내화를 대여한다. 실내화를 가져오지 않아 맨발로 교내를 누비는 학생을 보고 이 학교 교사들이 내놓은 대안이다. 생활안전부 박영근 교사는 "간단한 대여 서비스로 학생의 위생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교사와 학생들은 새 제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 교사는 "학생 스스로 필요한 물건을 챙기는 습관을 길러야 하는 시기다. 요즘 학교가 학생들의 학업 집중도를 높인다는 명목 아래 많은 편의를 봐주고 있다. 편하다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빌린 우산을 깜빡하고 가져 오지 않았다는 친구를 봤다. 모처럼만의 좋은 제도가 얼마 안 돼 엉망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다현 학생기자 신라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