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성선 “인권보장 가치 없어”
- 반대선 “윤리적으로 어긋나”

최근 딸의 친구를 살해한 ‘어금니 아빠’ 사건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흉악범에 대한 사형 집행을 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에 국제신문 청소년 명예기자단은 사형 제도의 존폐를 주제로 찬반 토론을 벌였다.

지난 22일 국제신문 4층 소강당에서 청소년 명예기자들이 ‘사형제도 존폐’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토론은 기자단의 10월 정기모임이 열린 지난 22일 ‘사형제도, 폐지해야하는가?’를 주제로 국제신문 4층 소강당에서 진행됐다.

토론에 앞서 사회를 맡은 배승준(경남고 2년) 군이 “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있지만 실제 집행은 하지 않는 ‘명목상 사형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사형제를 이대로 두는 게 옳은 것인지 의견을 나눠보자”고 제안했다.

이후 기자들은 찬성 반대로 팀을 나눠 15분간 의견을 정리하는 회의를 했다. 토론이 시작되자 사형제 폐지 찬성 측에 선 김언경(가야고 2년) 양은 “천부인권을 토대로 봐도 사형제도는 윤리적으로 어긋난 행위다. 잘못된 판결로 목숨을 앗으면 그 행위를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채연(가야고 2년) 양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를 처벌함으로써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또 범죄자를 사형함으로써 사회 불만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고 반대 주장을 폈다,

기자들은 범죄자의 인권 보장과 경각심을 통한 범죄의 예방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심현성(부산사대부고 2년) 군은 “윤리적으로 어긋난 행위라고 말한 부분에 모순이 있다. 사형수들은 이미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그들의 인권까지 존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윤경(대덕여고 2년) 양은 “경각심을 일으켜 범죄를 예방하는 것은 잘못됐다. 경각심이 아닌 사회적 교육을 통해 범죄가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민욱(양운고 2년) 군은 “미국에서 사형제를 운영하는 주를 보면, 사형을 집행했지만 범죄율은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성강(부산과학고 1년) 군은 “사형선고를 받은 이들은 사회적 물의를 크게 일으킨 범죄자다. 조두순은 얼마 후 곧 출소하는데,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형제가 실시되면 피해자 유가족에게 보복성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들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토론을 마치며 배 군은 “함께 토론을 하면서 기자들이 여러 시각에서 사형제도 폐지에 관해 생각하는 걸 알게 됐다”며 “사회자로서 사형제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고 정리했다.

한편 이날 기자단은 토론에 앞서 지난 7월 중순부터 이달까지 본지 중고생 면에 게재된 기사를 대상으로 기자상 수상작을 투표해 선정했다. 그 결과 이수현 학생기자의 ‘쏟아지는 비 맞으며 학교 갔더니 집에 돌아가라’ 기사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행사에 참가한 이윤경(대덕여고2년) 양은 “기사 쓰는 활동뿐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활동도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 자리였다.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을 곱씹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은기 학생기자 덕문여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