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복입기 등 미션수행 행사
- 학생의견 따라 단축수업도

지난 3일 부산 부경고등학교 학생의 등굣길에는 꽃길이 놓여졌다. 아침 일찍부터 선생님이 깔아놓은 인조 꽃잎을 밟으며 학생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즐거운 미소를 보이며 힘차게 걸었다. 응원과 격려를 담은 담임선생님의 한 줄 메시지도 모아 각 반 창문에 꾸며졌다. 등교하는 학생에게는 떡과 학생회 이벤트에 쓰일 미니 책도 전달됐다.

지난 3일 부경고에서 교사와 학생회가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맞아 등굣길에 꽃잎을 깔아놓고 학생에게 꽃길을 선물했다.

이날 등굣길 이벤트는 ‘학생독립운동기념일(학생의 날)’을 맞아 학생회와 선생님이 마련한 교문맞이 행사다. 학생의 날은 일제에 항거한 광주학생운동(1929년)을 기리기 위해 1953년 제정됐다.

부경고는 나라를 위해 어리지만 용감했던 당시 학생을 다시 생각해보고, 학생의 날의 유래와 의미를 다지기 위해 이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먼저 아침 등굣길에 미리 나눠 준 책은 학생회 여섯 개 부서(자율부 인권부 홍보부 체육부 총무부 학예부)에서 준비한 미션 수행에 활용했다.미션을 완수하면 도장을 받는데, 총 여섯 개를 모으면 선물을 증정했다. 자율부는 교복 입고 오기, 총무부는 구구단 게임, 인권부는 학생독립운동기념일 관련 간단한 퀴즈를 내는 등 각자 부서의 특징을 살린 이벤트를 마련했다.

안동연 (부경고 1학년) 양은 “일방적으로 방송이나 동영상을 보여주며 인식을 심어주기보다 게임이나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알려 주려는 느낌이 들었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준비를 해 주어서 고마웠다. 덕분에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은 매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행사는 단연 6교시 단축수업이었다. ‘다행복학교(혁신학교)’로서 의견 수렴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학생의 날을 맞아 원하는 행사를 묻는 질문에 단축수업, 휴교 등을 원하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었다. 이를 반영해 학교는 6교시 수업을 10분으로 단축했고, 이 10분 동안에는 학생회가 앞서 진행한 행사 상품을 학생에게 전달하는 시간으로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마무리했다.

전교부회장 박언주(1학년) 양은 “부경고등학교에서는 학생독립운동기념일 행사를 올해 처음 준비하는 거였다. 학생회에서 주도적으로 행사를 기획하던 중 선생님과 함께한 회의에서 우리가 학생독립운동기념일 자체를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임팩트’만 추구하는 큰 행사보다 학생들에게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 어떤 날인지 제대로 알려 주고, 이날을 기억할 수 있게끔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은빈 학생기자 부경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