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싸래한 아이스 더치 커피는 초콜릿 케이크와 환상궁합을 이룬다.

- 콜드 브루 한 모금… 베리향 입안 가득
- "더치커피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이 꿈"

더치 커피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찬물로 긴 시간 동안 내린 더치 커피는 풍미가 깊고 시간이 오래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커피 본연의 맛을 따지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다. 시간과 정성이 매우 필요한 더치 커피를, 값비싼 기구를 구입해 집에서 직접 내려먹는 커피 마니아들도 늘고 있다. 이 같은 더치 커피 열풍을 타고 더치 및 스페셜 티 전문카페 '브릭스7'(051-441-4040)이 부산 중구 중앙동에 문을 열었다. 중앙동 40계단 부근 원도심 문화거리에 위치한 '커피 문화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더치 커피가 아닌 '콜드 브루(Cold brew) 커피' 또는 '콜드 브루어(Cold brewer)'라는 명칭을 쓴다. 일본식 표현인 더치 대신 미국식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찬물로 10시간 이상 한 방울 한 방울씩 추출하는 콜드 브루 커피는 에스프레소의 깊고 진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고온으로 짧은 시간 내 추출하는 에스프레소가 시간이 지날수록 풍미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콜드 브루 커피는 산화가 적어 장시간 보관해도 커피의 향미가 변하지 않고 지속되는 게 장점이다. 내린 콜드 브루어는 냉장고에 숙성시키면 풍미가 더욱 깊어진다. 일정 기간 동안 숙성한 더치 커피를 와인을 감별하듯 맛보는 재미가 있다.

이곳 콜드 브루 커피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코케 허니 G1, 과테말라 안티구아 SHB, 탄자니아 피베리, 콜롬비아 나리노 수프리모, 케냐 AA 오타야 등 5가지 원두를 쓴다. 이들을 블렌딩한 콜드 브루어도 있다. 와인 잔에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코케 허니의 콜드 브루어 원액과 물을 1대 3 정도 비율로 타고 얼음을 넣어 마셨더니 커피의 진한 향이 오랫동안 입안에 머물렀다. 쌉싸래하면서도 약간 달달한 맛이 났는데 이 원두가 가진 특유의 베리향이라고 한다. 3층 커피 제조실에서 직접 내리는 콜드 브루어는 각각 250㎖, 500㎖, 1000㎖ 용량으로 2만5000원~3만3000원에 포장 판매되기도 한다.

	브릭스7 박수언 대표가 더치 커피를 제조하고 있는 모습.

브릭스7에서는 더치 커피 외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등 일반 커피도 판다. 콜드 브루어는 물론 이들 일반 커피 역시 미국 커피업계가 인증하는 고급 원두(스페셜 티)를 사용한다.

카페 이름인 '브릭스'는 당도를 측정하는 단위다. 커피에도 당도가 있는데, 커피가 가장 맛있는 당도를 보통 7로 잡는다.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들겠다는 뜻을 상호에 담은 셈이다. 박수언 대표는 "지난 4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커피 공부를 한 끝에 지난 8월 더치 전문 카페를 개장했다"며 "앞으로 커피 아카데미를 열어 커피에 대한 지식과 문화를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녁에는 맥주와 피자 등 간단한 요깃거리를 파는 '바'로 변한다. 카페 한쪽 벽면의 알록달록한 도자기가 눈에 띈다. 폴란드 볼레스와비에츠 지역의 장인이 직접 만든 폴란드 그릇으로 이곳에서 직수입해 판매한다.


# 더치 커피 팁

- 더치 카페인, 일반 커피만큼 함유

■더치 커피란

더치(Dutch)는 네덜란드를 말한다. 17세기 일본 나가사키에 진출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상인들이 찬물에 10시간 이상 추출한 커피를 먹는 것을 보고 일본 사람이 '오란다'(네덜란드를 뜻하는 Holland의 일본식 발음) 커피라고 불렀다. 이것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더치 커피로 명명됐다. 네덜란드 상인들이 긴 시간 동안 항해를 하면서 저장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커피의 풍미를 지키기 위해 이 같은 추출방식을 썼다는 가설이다.

■더치 커피는 카페인이 적다?

더치 커피는 찬물에 우려내기 때문에 카페인이 거의 없거나 일반 커피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더치 커피는 일반 핸드드립 커피 정도 또는 그 이상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일반 커피처럼 고온 및 고압력으로 추출하지는 않지만 긴 시간 동안 내리기 때문에 카페인 총량은 차이가 없다.

■더치 커피는 차게만 즐긴다?

'콜드 브루어'라는 명칭 또는 찬물에 추출해서인지 차게만 마셔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뜨겁게 즐겨도 변하지 않는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뜨거운 물을 넣어 더치 아메리카노로 즐겨도 되고, 뜨거운 우유에 더치 원액을 가미해 더치 카페라테로 마셔도 된다.

■더치 커피 집에서 내릴 땐

집에서 직접 더치를 내려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럴 경우 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커피콩의 단백질 성분이 추출기구에 남아 있으면 세균이 번식하기 십상이다. 자주 물로 씻어주고 필요할 경우 단백질 세척제를 쓰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