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유·달걀 간 것에 시금치 더해
- 간 없이 찌면 이유식으로 좋고 식혀서 버섯 소스 더하면 안주로

30개월배기 아들을 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뷔페레스토랑 까밀리아의 이재문 셰프는 아들의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인다.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를 아이에게 먹이기 위해서다. 두유와 계란을 이용해 푸딩처럼 부드럽게 만들면 아이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고, 이 생각은 주효했다. 이 요리는 지난해 11월 계란요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아이에게는 간을 하지 않고 부드럽고 담백한 맛으로 준비하고, 어른들을 위해선 버섯을 넣은 소스를 곁들이면 술안주로도 훌륭하다. 소스에 짭조름하게 간을 하고 매운맛만 더하면 어른의 입맛으로 재탄생 시킬 수 있다.


★재료 : 시판 두유 200㎖, 달걀 3개, 시금치 10g, 각종 버섯류 약간, 감자 전분 약간

★소스 재료 : 간장 1큰술, 올리고당 2큰술, 굴소스 1큰 술, 참기름 1 작은 술, 대파 1 작은 술, 간마늘 1 작은 술, 다시마물 200㎖, 청양고추(취향에 따라)

특제 두부에 들어갈 시금치는 잎만 따로 떼서 잘게 다진다. 소스에 들어가는 대파도 흰색 부분만 잘라서 최대한 얇게 썰어 다진다. 녹색 부분은 질기기 때문에 따로 모아 두었다가 국 끓일 때 사용한다. 버섯은 여러 가지를 모아 한 팩으로 구성한 것을 사면 된다. 송이라는 이름이 붙은 버섯 종류는 물에 씻기보다는 젖은 키친타월로 표면을 살살 닦아 준다. 이런 버섯 종류는 표면에 물이 닿으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버섯은 얇게 썰어 둔다. 재료를 준비하고 나면 깊은 냄비에 물을 담고 채반을 넣어 가열을 시작한다.

두유에 달걀을 깨 넣고 믹서기로 섞어 준다. 섞는 기계가 없다면 달걀 거품기로 잘 풀어주기만 해도 된다. 그 대신 거품이 날 정도로 잘 저어 준 뒤 표면에 뜨는 거품은 걷어낸다. 그래야 찌고 난 뒤 표면에 기포가 없어 훨씬 부드러운 식감의 두부가 되기 때문이다.

두유와 달걀을 섞은 물에는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시판 두유에 이미 설탕이나 소금이 들어가 있어서다. 아이들 이유식으로 활용하려면 더더욱 간이 없는 것이 좋다. 이유식으로 만들려면 작은 간장종지 만한 용기에 부은 뒤 위에 다진 시금치를 뿌린다. 그대로 찐 뒤 밀봉해 냉동실에 넣어 둔다. 먹일 때마다 하나씩 꺼내 데우면 간편하다. 어른용 요리로 쓰려면 그릇 안에 1회용 비닐을 깔고 그 위에 두유달걀물을 붓는다. 그러면 찌고 나서 그릇에서 꺼낼 때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이유식용 요리는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두유 속 설탕과 소금으로도 충분하다.

앞에서 준비한 찜용 냄비 속 채반 위에 두유달걀물을 부은 그릇을 올린 뒤 뚜껑을 닫고 20분간 찐다. 그 동안에 썰어두었던 버섯로 소스를 만든다. 소스는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약간 두른 뒤 중불에서 다진 마늘부터 볶는다. 마늘이 타지 않도록 조심하며 향기가 진해지면 다진 파도 넣고 볶는다. 이어 버섯까지 넣어 높은 불로 볶는다. 집에 남은 청주가 있으면, 한 큰술 정도 넣어 풍미를 더욱 살려주면 좋다.

여기에 준비한 다시마물을 넣고 감자전분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끓인다. 1.5ℓ나 2ℓ물 한 병에 다시마를 길게 한 줄로 넣거나 잘게 썰어 넣은 뒤 냉장고에서 3~5일 숙성시키면 감칠맛이 풍부한 다시마물이 된다.

감자 전분은 물을 약간 넣어 잘 섞으면 된다. 소스를 끓이다가 감자물 전분을 붓는데, 이때는 불을 끄거나 줄여야 한다. 불이 너무 세면 감자 전분이 한데 뭉쳐 떡처럼 되기 때문이다. 감자 전분도 한 번에 다 넣지 말고 조금씩 넣으면서 소스의 농도를 살펴야 한다. 숟가락으로 떠올렸을 때 윤기가 있고 주르륵 흘러내리면 적당하다. 마지막에 참기름 한 방울 떨구면 완성된다.

어른용으로는 완성된 두부 위에 버섯을 썰어넣고 짭조름하게 간을 한 소스를 올리면 된다.

아까 쩌 놓은 두부는 냉장고에 넣어 40분간 두면 잘 식는다. 비닐을 살살 벗겨내고 맨 바깥을 잘라 정사각형으로 만든다. 속은 칼집을 넣어 소스가 잘 스미게 한다. 두유와 달걀로 만든 것인지 모를 정도로 부드럽고 고급스럽다. 거기다 짭조름한 중화풍의 소스를 얹으니 일품요리다. 간장에다 굴소스의 감칠맛이 더해져 입에 착 달라붙는다. 두부부터 버섯까지 아주 부드러운 식감으로 술술 넘어가서 먹기가 편하다.

아이용으로 만든 특제두부는 푸딩처럼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된다. 영 간이 심심하면 두유에 단맛을 약간 첨가해도 되고 참기름을 몇 방울 뿌려 고소함을 더해도 좋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