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류 대문접기로 주머니 작업
- 지퍼백에 넣어 압축 부피 줄여
- 신발 전용주머니 있으면 깔끔
- 날짜별로 나누면 찾기 쉬워져
- 가방 바닥부터 채워야 안정감

신나는 여름휴가를 제대로 즐기려면 갖춰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 휴가 기간 쓸 물건 챙기기와 짐싸기다.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마음에 드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면 옷도 여러 벌 있어야 하고, 그 옷에 어울리는 신발도 가져가야 한다. 뜨거운 햇볕을 가릴 모자와 선글라스는 물론 열기를 식힐 얼굴팩도 필요하다. 이러다간 장롱 하나로도 짐을 감당하기 힘들 판이다. 국내여행이라면 차량에 실으면 되지만 해외여행은 짐 무게가 정해져 있다. 한도를 초과하면 적잖은 추가 비용까지 내야 한다. 효율적인 짐싸기 요령이 절실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가족 구성원의 옷을 지퍼백에 넣어 압축하면 부피도 줄고 한 번에 자신의 옷을 찾아 입기도 편해 일석이조다.

여행 짐을 쌀 때는 먼저 필요한 물건 목록부터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그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 거실에 다 모은다. 짐을 챙기는 과정에서 빠지는 물건이 없도록 하려는 조치다. 3인 가족 기준으로 3박4일짜리 해외여행 짐을 싼다고 가정해 보자. 베리굿정리컨설팅 김화영 부산지사장은 "우선 옷에 대한 욕심부터 버려야 한다. 하루에 사람이 입을 수 있는 옷은 한정돼 있다. 하루에 한 벌이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낮과 저녁용으로 하루 두 벌의 옷을 준비하는 기자에겐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였다. 그는 옷은 출·입국용 한 벌을 제외하고 1인당 티셔츠 3벌과 바지 2벌이면 된다고 했다. 아이의 여벌 옷도 2벌 이상은 필요 없단다. 옷이 못 입을 정도로 더러워지거나 훼손되면 현지에서 값싼 것으로 한 벌 사 입으면 된다는 주장이다.

칼라가 없는 티셔츠와 바지들은 '대문 접기'로 개어 준다. 대문을 여닫을 때 양쪽을 동시에 움직이는 것처럼 대칭이 되게 접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주머니 같은 공간이 생기게 된다. 접은 한 쪽 부분을 주머니 속으로 넣어 준다. 이를 '주머니 작업'이라 한다. 주머니 작업을 해 주면 부피가 줄고 단단해져 옷이 바닥에 떨어져도 널브러지지 않고 책처럼 차곡차곡 쌓기에 좋다. 각진 장난감 블록을 최대한 빈 공간을 줄이면서 채우듯이 옷을 끼워 넣을 수도 있다.

이같이 싼 옷은 개인별로 지퍼백에 넣어 공기를 압축해 준다. 압축 비닐팩이 따로 없어도 눌러서 공기를 빼면 부피가 확 줄어든다. 지퍼백이 투명해 옷을 찾기 쉽고, 옷의 구김을 예방할 수도 있다. 짐을 뒤죽박죽 싼 탓에 여행지에서 가방을 온통 헤집어야 했던 기억을 지닌 기자에게 눈이 번쩍 뜨이는 조언이었다.

통상 여행 가방을 사면 흔히 사은품으로 정리용 백을 주는데, 그리 반갑지 않다. 대부분 재질이 불투명해 내용물을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 옷은 그날 입을 상·하의를 한데 개서 하나로 만들어 주면 더 편하다. 신발은 바닥이 더러우니 전용 주머니를 준비하는 게 좋다. 밀봉 지퍼백에 신발이 안 들어갈 땐 일회용 비닐 샤워캡으로 신발을 감싸는 방법도 있다.

가방에 짐을 넣을 때도 요령이 있다. 여행 가방은 두 쪽으로 갈라지는데, 날짜별로 짐을 나누어 넣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짐에 질서가 생긴다. 짐은 가방 손잡이 아래 바닥부터 채워야 한다. 가방을 세웠을 때 안정감이 있고 팔힘이 약한 사람이 끌기에도 쉬워서다. 기자는 김 지사장과 함께 이런 요령으로 짐을 가방에 넣어 보았다.

3인 가족이 여행 가서 신을 슬리퍼를 다른 가방에 담은 것을 빼고는 모든 짐이 기내용 여행 가방에 들어가고도 남았다. 특히 김 지사장은 화장품을 샘플만 넣었지만 머리 손질용 고데기까지 필요한 건 다 챙겼다. 기자와 똑같은 3인 가족 분량인데도 짐 부피는 기자의 절반에 못 미쳤다. 종전 기자는 3박4일 가족여행에서 기내용이 아닌 화물용으로만 여행가방으로 2개는 필요했었다. 그동안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짐을 쌌는지 절감했다.

해외여행이 아닌 캠핑이나 국내여행 때의 팁은 조금 다르다. 김 지사장은 '장보기 짐싸기'를 알려줬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해당 품목별 진열대에서 물건을 골라 담는다. 이처럼 욕실용, 주방용 등으로 물품 종류별로 구분해 챙긴다. 캠핑이나 펜션 같은 곳에서 휴가를 보낼 때는 번거롭게 짐을 싸는 대신 바구니째 가지고 가서 쓰면 된다. 집에 돌아와서 짐을 원래 있던 장소에 다시 갖다 놓기에도 편하다.

짐을 담은 도구로 속이 들여다 보이는 바구니가 민망하면 끈달린 작은 가방 등도 괜찮다. 김 지사장은 "마트에서 맥주를 6개짜리 팩으로 묶어서 팔 때 옆면이 천으로 된 방수가방 같은 걸 줄 때가 있다. 그런 것을 챙겨뒀다가 이럴 때 쓰면 유용하다"고 알려줬다.


※티셔츠 대문접기
(사진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대문접기로 티셔츠를 접어서 주머니 작업까지 해주면 성인 남성의 티셔츠가 손바닥 만한 크기로 줄어든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