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개봉·드라마 복귀 앞둬
- 다양한 캐릭터 연기 즐겁지만
- 매너리즘 빠지지 않으려 노력

올해는 공유의 해가 될 것 같다. 지난 2월 개봉했던 '남과 여'는 흥행이 아쉬웠으나, 20일 개봉한 '부산행'은 올해 첫 1000만 영화가 될 가능성이 있고, 김지운 감독,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밀정'은 추석 시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 NEW

게다가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인 드라마 '도깨비'(가제)로 연말에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해 안방극장도 사로잡을 예정이다.

공유 전성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바이러스가 퍼져 전국적으로 좀비가 출몰하는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좀비 영화, 지난 5월 칸영화제 공식 섹션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공유는 '부산행'에서 좀비들로부터 필사적으로 딸을 지켜내려는 아버지 석우 역을 맡았다. 좀비에 맞서는 액션은 물론 새로운 부성애 연기로 감동도 전하는 그의 모습에 관객들은 강한 몰입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칸영화제에서 열광적이었다고 들었다. 영화를 보니 왜 그랬는지 알겠더라.

▶칸의 관객들은 상업적으로 즐기는 분위기였다. 실은 한국 관객들은 어떻게 보실지 걱정했다. 다행히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부산행'은 애니메이션 감독인 연상호 감독이 첫 실사영화를 어떻게 촬영할지 궁금했다.

▶시나리오는 전체적으로 짜임새도 좋았고, '우리도 이런 것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 연 감독님을 만났는데 자신감이 강했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후 우리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은데, CG나 좀비 비주얼이 어떨지 걱정이 들었다. 연 감독님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자신감을 표했고, 만족스러운 영화가 나왔다.

-'부산행'은 상업적인 재난영화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 메시지를 전달한다.

▶좀비들이 물고 뜯으며 뒤엉키는 가운데 비감염자들이 생존을 위해 서로를 배척하고, 다수와 소수로 나뉘는 모습이 서글프게 느껴졌다. 그래서 '부산행'은 원론적으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좀비라는 소재를 잘 버무린 영화다.

-좀비들과 액션 연기를 하는 것은 어땠나?

▶액션 영화를 많이 찍어서 괜찮겠다 싶었다. 하지만 좀비들이 계속 움직이니까 액션을 해도 다른 곳을 때리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힘들었다.

-'도가니' '용의자' '남과 여'에 이어 계속 딸을 둔 아버지 역을 하고 있다.

▶이전 영화에서는 부성애가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딸과의 관계가 직접적으로 보인다. 공부하고 계획한다고 부성애 감정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이전에 아버지 역을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부산행'은 1000만 관객을 기대하게 하고, 9월에 '밀정'도 개봉한다. 마치 '공유 시즌'이 시작된 것 같다.

▶'부산행'과 '밀정'을 연이어 촬영한 것은 축복 같은 일이다. 그런데 조금 자신감도 상실되는 부분이 있었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부족한 부분도 보이고, 내 몫을 다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생겼다. 선배님들이 나이가 들수록 연기가 어렵다고 하시는데 그 마음이 뭔지 알겠다. 매너리즘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자각하고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