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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쿠루미 양과자점' 건강까지 챙긴 '달다구리'…빵순이 순례지

부산 명륜동 쿠루미 양과자점

달다구리- 빵·쿠키 등 달콤한 디저트의 애칭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6-10-05 21:35:2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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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햇찹쌀에 호두 넣고 구운
- 쿠루미 모찌가 대표 메뉴
- 꺄늘레, 티라미수 타르트 등
- 정통 레시피로 만든 디저트도

- 유럽산 유기농 밀가루 고집하는
- 식빵이 빵 메뉴 중 단연 인기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빵순이' 혹은 '빵돌이'라고 부른다. 단골 빵집이 있고, 여행을 가면 현지 빵집에 꼭 들러보는 사람들이다. 부산은 프랜차이즈 빵집들과 동네 빵집이 비등하게 경쟁하고 있다. 빵순이와 빵돌이들에게는 축복받은 환경이다. 백화점에도 지역에 기반을 둔 빵집들이 입점해 있다. 맛이 차별화된 동네 빵집들을 순례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이색적인 동네 빵집을 하나 소개한다.
   
쿠루미 양과자점의 대표 제품인 쿠루미 모찌. 의령산 햇찹쌀을 사용해 쫄깃함을 살렸다.
부산 동래구 명륜동 '쿠루미 양과자점'은 손님이 2명만 들어가도 서로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야 할 정도로 공간이 좁다. 이름도 독특하다. 쿠루미는 두 가지 뜻을 갖고 있다. 하나는 '오다'는 뜻의 일본어 '쿠루'와 우리말 미래의 '미' 자를 합성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쿠루미 양과자점의 대표 메뉴인 '쿠루미 모찌'에 들어간 호두를 일컫는다. 일본어로 호두가 쿠루미다. 김성진 대표는 일본 오사카의 츠지제과학교에서 2년간 제과와 제빵을 배웠다. 돌아와 이 가게를 연 지 1년2개월째다.
   
캐러멜로 코팅한 프랑스 과자 꺄늘레.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럽다.
쿠루미 모찌는 우선 모양부터 놀랍다. 모찌라면 단팥소가 들어간 하얀 찹쌀떡이 떠오르지만 쿠루미 모찌는 마치 만쥬나 호두과자 같다. 한 입 먹으면 또 놀란다. 찹쌀이 들어간 반죽이 아주 쫄깃쫄깃한 데다 팥소의 단맛이 독특해서다. 찹쌀 도너츠 같다는 이도 있고, 호두과자 맛이라는 이도 있다. 기자는 찹쌀 도너츠 같은 느낌을 받았다. 표면에 붙어 있는 호두도 미리 오븐에서 한 번 구워 바삭하고 고소했다. 견과류에서 날 수 있는 불쾌한 냄새도 없었다.

   
티라미수 타르트(왼쪽)와 패션레몬 타르트.
쿠루미 모찌는 밀가루를 전혀 쓰지 않고 햇찹쌀로 만든다. 찹쌀·달걀·우유·설탕·버터·팥이 재료의 전부다. 팥도 직접 삶아서 쓴다. 찹쌀은 경남 의령에서 공급받는다. 김 대표는 "의령에 계신 이모가 보내 주신다. 그래서 분말의 입자 크기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 햇찹쌀은 구하기가 어렵다. 시중에 있는 것은 가루로 만들어 냉동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유통이나 관리가 쉽긴 하지만 그런 찹쌀 가루를 쓰면 쿠루미 모찌 특유의 식감을 낼 수 없다. 그는 "(햇찹쌀을 구하기 위해) 아직은 고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고생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요리법이 힘들지만 끝까지 해보겠다는 말로 들렸다.

   
파를 잘게 썰어 얹고 베샤멜 소스를 바른 채소빵(왼쪽)과 명란을 발라놓은 명란 바게트.
김 대표가 자신있게 내놓은 디저트 중 프랑스 정통 과자인 꺄늘레를 한 입 먹었다. 표면을 캐러멜로 코팅해 약간 탄 듯한 맛이 났지만 속은 찐 것처럼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 있었다. 익숙한 맛이 아니어서 고개를 갸웃하자, 그는 "손님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는 제품이다. 부산에서는 파는 곳이 거의 없어 정통 프랑스식 맛을 소개하고 싶어 만들고 있다"고 했다. 티라미수 타르트도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어렵다. 티라미수 케이크는 흔하지만 맨 아래에 타르트를 깔고 밀크 초콜릿 가나슈, 마스카포네 치즈로 만든 무스, 비스퀴 반죽을 에스프레소에 절인 것, 마스카포네 치즈와 무스에 커피를 섞은 것을 차례로 올린 타르트는 드물다. 정성을 쏟은 만큼 맛도 뛰어나다. 초콜릿의 달콤함과 마스카포네 치즈의 진하고 고소한 맛이 섞인 가운데 진한 커피향이 맴돈다.

   
쿠루미 식빵. 유럽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해 인기가 많다.
빵 메뉴 중에는 식빵이 단연 인기다. 쿠루미 식빵과 생크림 우유 식빵이 가장 많이 팔린다. 두 가지 다 유럽산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한다. 쿠루미 식빵은 바삭하고 담백해 토스트로 먹기에 적당하다. 생크림 우유 식빵은 이틀 이상 발효해 쿠루미 식빵보다는 훨씬 식감이 부드럽고 고소해 샌드위치용으로 좋다. 두 가지 모두 구워내면 금방 사라진다. 다진 파를 바게트 위에 잔뜩 얹은 채소빵도 인기다. 바게트 위에 베샤멜 소스를 바르고 다진 파를 얹어 다시 구워내니 파의 단맛과 향이 살아났다. 베샤멜 소스는 버터와 밀가루를 함께 볶다가 우유와 향신료를 넣어 끓인 것으로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바게트의 속은 이 소스에 적셔져 부드럽고, 바깥은 바삭해 씹는 재미까지 살렸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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