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일리톨·편백분말·프로폴리스…천연 항균물질도 첨가해야

최근 일부 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치약은 입 안의 점막에 닿는 데다 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해 성분이 들어간 치약은 물론 다른 치약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체에 무해한 치약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튜브에 넣어 완성한 프로폴리스 편백 치약. 입안 염증 완화와 입냄새 제거에 좋다. 천연치약은 미생물 오염에 취약하므로 1~2개월 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치약을 만들어 쓰는 것이다. 이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DIY(Do It Yourself)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치약 제조법을 소개하고 원료도 팔고 한다.

천연 치약을 만들려면 필요한 원료부터 알아야 한다. 치약은 분말류와 액상류의 원료에 향기가 나는 아로마오일을 넣어 만든다. 분말류 원료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치태를 제거하는 연마제다. 치아 마모도를 나타내는 수치에 '치아 상아질 연마도(RDA : Radioactive Dentin Abrasion)'라는 것이 있다. 피로인산칼슘의 연마력을 100(보통)으로 놓고 표시한 상대적 연마도 수치다. 250 이하면 치약의 연마제로 적당하다. 어린이용은 50 전후, 성인은 100~200이다. 강한 세정을 원한다면 RDA가 높은 연마제를 택하면 된다.

천연 치약에 주로 쓰이는 연마제인 덴탈 연마 실리카의 RDA는 100, 탄산수소나트륨(중조)은 40이다. 탄산수소나트륨은 연마도가 낮아 칫솔질을 부드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짠맛이 강해 헛구역질을 유발하기도 한다. 입 안에 상처가 있거나 입술이 텄을 때 짠 성분 때문에 아리거나 얼얼할 수도 있다. 치약 속의 탄산수소나트륨에서 탄산가스가 발생해 치약이 부풀어 오르는 불편함도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판되는 치약의 연마제로 덴탈 실리카를 많이 쓴다. 독성이 없고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 데다 원료 자체가 중성이라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없다.

거품을 내는 애플워시도 치약의 주요 원료다. 애플워시는 액상 형태로 사과주스의 단백질에서 파생된 저자극 계면활성제다. 공산품의 치약을 치아에 문지르면 거품이 나는 것은 계면활성제 성분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쟁탄검 분말도 필요하다. 치약이 치아에 달라붙어 세정력을 높여주고 다양한 성분이 잘 뭉쳐져 있게 하는 원료다. 이 역시 포도당을 발효시킨 미생물에서 얻은 천연 성분이다. 사용 비율을 임의로 높이면 끈적임이 심해지므로 양을 정확히 계량해야 한다.

항균성 성분도 있어야 한다. 자일리톨 편백분말 프로폴리스 등이 적합하다. 자일리톨은 입냄새와 치태를 한꺼번에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편백분말은 피톤치드가 가진 다양한 효능 때문에 쓴다. 피톤치드는 편백나무에서 가장 많이 분비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식물이 곰팡이에 저항하기 위해 내뿜는 천연 항균물질이다. 악취 성분을 분해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도 해 구취 제거에도 안성맞춤이다.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식물의 새싹과 잎의 수액을 벌집으로 물어와 자신의 타액과 효소를 혼합해 만든 물질이다. 이를 벌집 입구에 발라 외부로부터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침입하는 것을 막는다. 소독과 살균 작용이 뛰어나 자연항생제로 불리므로 치약에 적합하다. 자몽씨 추출물은 천연 방부제로 살균·소독 효과가 뛰어나다. 박테리아나 세균 감염 시에 먹는 약으로도 쓰이고 상처나 중이염, 인후염에도 사용한다. 항균 효과를 지닌 나란진이라는 성분이 들어가 있어 치약에 첨가하면 제품의 보존기간을 늘려준다.

세정과 항균 외에 향기를 내는 성분이 마지막으로 들어간다. 스피어민트 아로마오일은 청량감을 주기 때문에 치약 같은 청결제품에 잘 어울린다. 풀 냄새와 시원한 향기가 특징이다. 멘톨 성분이 소량이라 비슷한 효과를 내는 페퍼민트보다는 순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딸기 치약을 만들려면 생딸기를 동결 건조해 만든 분말을 첨가하면 된다. 잇몸과 구강 보호에도 좋다. 70% 에탄올도 필요하다. 인터넷이나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이 용액으로 비커 시약 스푼 등을 소독한 뒤 치약을 만들어야 한다.


# 천연 프로폴리스 편백 치약

- 염증완화, 구취제거에 효과

▶분말 재료 : 덴탈 연마 실리카 10g, 덴탈 점도 실리카 6g, 자일리톨 5g, 편백 분말 1g, 카올린 클레이 화이트 1g, 쟁탄검 1g

▶액상 재료 : 유기농 글리세린 43g, 정제수 24g, 프로폴리스 2g, 애플워시 5g, 자몽씨 추출물 1g, 스피어민트 1g

만드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 이 레시피대로 하면 50㎖ 튜브 2개 분량이 나온다. 시판되는 치약처럼 쫀쫀하고 점성이 높은 페이스트 형태로 익숙한 제형이다. 적당한 거품이 만들어지고 시원한 느낌이 있다. 입안 염증을 완화하거나 입냄새 제거를 원한다면 하루 세 번 칫솔 머리의 3분의 2가량을 사용해 양치한다. 천연 치약은 미생물 오염에 취약하므로 만든 뒤 1~2개월 내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아이가 좋아하는 딸기치약

▶분말 재료 : 덴탈 연마 실리카 12g, 덴탈 점도 실리카 6g, 자일리톨 5g, 딸기 분말 1.5g, 쟁탄검 1g

▶액상 재료 : 글리세린 40g, 정제수 27.5g, 애플워시 5g, 나프리 1g 아로마오일 : 스피어민트 1g

프로폴리스 편백 치약과 만드는 순서는 똑같고 분량도 같다. 딸기 분말이 들어가 아이들이 쓰기에도 좋다.


※사진 및 취재 협조 에코팩토리(www.soapschool.co.kr)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