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린 나뭇잎 붙여 만든 도토리
- 싸락눈 내린듯한 전나무 가지
- 자연물이 주는 따스함 물씬

- 양초 겉에 두른 계피
- 향긋한 향에 시각 효과도
- 목화솜 군데군데 붙인 리스
- 포근한 느낌이 연말과 어울려

크리스마스라면 당연히 작은 트리라도 하나 놓고 싶지만 철이 지나고 나면 사실 치우기 번거롭고 보관하기도 만만치 않다. 트리에 걸었던 작은 장식물을 잘 건사하기도 쉽지 않다. 어린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그래도 크리스마스트리겠지만 연말과 성탄절 분위기를 내려면 오히려 작은 소품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간편하고 세련돼 보인다.

말린 나뭇잎과 열매로 도토리 모양 장식물을 만들거나 실제 목화솜을 붙여 만든 리스 등 자연물을 활용한 크리스마스 소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현관이다. 현관 바로 옆이나 벽의 공간에 콘솔을 두었다면 그 위에는 액자형 장식물이 잘 어울린다. 저렴한 나무 액자를 하나 사거나 집에서 싫증 난 액자를 활용해도 좋다. 액자의 왼쪽 위에 리본을 묶어 글루건으로 고정한다. 장식물을 많이 달아주었다면 대각선 방향인 오른쪽 아래는 아주 약간만 장식물을 부착한다. 그래야 균형이 맞다.

올해 사랑받는 리본의 재질은 손뜨개로 만든 듯한 니트나 비슷한 느낌을 내는 펠트 원단이다. 펠트는 양모에 열을 가해서 모양을 잡은 것으로 포근한 느낌을 주므로 다양한 겨울 소품에 이용할 수 있다. 액자의 안에는 두꺼운 종이로 만든 글자나 가족사진을 조그맣게 넣으면 더 귀엽다.

장식물로는 자연에서 온 재료로 만든 게 여전히 강세다. 원통 모양의 스티로폼에 말린 나뭇잎과 말린 나무 열매를 붙여 큰 도토리 모양으로 연출한 것이나 솔방울에 은색이나 금색의 스프레이를 뿌려 색상을 내는 방식이다. 자연물의 모습을 본뜬 조화도 강세다. 전나무 가지나 구상나무 등에 인공 눈을 붙여 싸락눈이 내린 듯한 느낌을 주는 조화가지들도 액자에 활용하면 좋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플라워부티크 조정연 매니저는 "올해는 집에서 손으로 만든 것 같은 소박한 느낌을 주는 장식물이나 목가적인 분위기를 내는 것들을 선호한다. 자연물이 주는 편안함과 따스함으로 공간을 채우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주변에 같이 놓으면 좋은 것이 초다. 초는 키가 너무 큰 것보다는 작은 머그잔만 한 키와 두께로 선택하면 안정감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향기를 가진 향초도 좋고 아무 향기가 없는 저렴한 초도 괜찮다. 그 대신에 초 둘레를 계피로 둘러싼 뒤 종이 끈으로 한두 번 질끈 묶어주면 된다. 거기에 조화 소재의 빨간 낙산홍 몇 알만 꽂아주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한 초 장식물이 완성된다.

모양이 예쁠 뿐 아니라 계피가 내는 향기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초에 불을 켜서 조금 두면 초 자체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주변을 둘러싼 계피에서 향이 진하게 올라오기 때문이다. 계피는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파는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게다가 계피는 향긋한 향과 함께 불쾌한 냄새를 없애주거나 벌레를 막아주는 효과까지 있어 일석삼조다.

현관의 콘솔이나 화장대 등에 액자 형태의 장식물을 초와 함께 두면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현관에서 시작된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안방에서도 이어서 즐길 수 있다. 침실에 흔히 두는 협탁이나 낮은 서랍장 위에는 스탠드가 자리한다. 이곳에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올려두면 잘 어울린다. 침대 옆의 협탁에는 너무 높지 않고 불을 켤 수 있는 소품이 잘 어울린다.

만드는 방법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빈 어항 같은 구 안에 도자기나 나무로 만든 집 모형 등의 소품을 넣는다. 그리고 유리 볼 안 바닥에 인공 눈을 깔아주면 마치 스노볼처럼 보인다. 유리 볼 안을 채워놓은 뒤 지지대로 쓸 원통을 준비한다. 아래위가 막힌 가벼운 원통에 나뭇결 무늬의 종이를 둘러줘 잘린 통나무처럼 연출한다. 그 위의 주변에 솔방울 등을 글루건으로 고정해 유리 볼이 넘어지지 않게 지지해 준다.

조 매니저는 "집시는 점을 볼 때 수정구슬을 사용한다. 수정구슬로 미래를 보는 행위는 영화나 소설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수정구슬 자체가 좋은 운을 불러온다고 믿기도 하기 때문에 활용해 봤다"고 설명했다.

유리볼 안에 장식품을 넣고 인공눈으로 꾸며주면 작은 스노볼 같은 느낌을 낼 수 있다.

유리 구 안에 LED 전구가 들어간 유리 장식물을 넣어도 무척 예쁘다. 이때는 전체적으로 푸르고 차가운 듯한 느낌을 내기 위해 장식 리본도 푸른색 계열로 묶어주면 잘 어울린다. LED 전구에 불이 켜지면 광원을 둘러싼 유리 장식물이 마치 수정처럼 반짝거려 더 아름답다. 그 자체로도 조명으로 쓸 수 있어 실용적이기도 하다.

리스 같은 벽에 매달아야 하는 장식물을 만들 때는 완성했을 때 가벼워야 한다. 그래야 혹시나 바닥에 떨어져 사람이 다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독특한 리스를 원한다면 나뭇가지를 둥그렇게 엮은 뒤 목화솜을 군데군데 붙이는 것도 좋다. 솜 자체의 포근한 느낌이 연말과 잘 어울린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리스에는 유리로 된 장식품을 매달지 않는 게 좋다. 굳이 유리 소재를 쓰고 싶다면 낚싯줄 등으로 엮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큰 공간에 놓는 장식이 필요하다면 새장을 활용하는 것을 권한다. 금색의 새장 안에 붉은 초를 넣고 주변을 구상나무나 전나무 가지로 장식하면 아주 고급스러운 크리스마스 장식이 된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