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로 빙의 능력 생겨
- 주변 사람들 '사랑' 돕는
- 기억상실 작곡가 이형 역

- "1인6역에 촬영 없어도 현장나가
- 출산 장면 땐 애드리브 절로 나와
- 부성애 다룬 작품도 하고 싶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대중에게 따뜻한 기운을 전해주는 배우 차태현이 올해 첫 한국영화 '사랑하기 때문에'(4일 개봉)에서 사랑의 메신저로 관객을 만난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교통사고로 남의 몸에 빙의할 수 있게 된 기억상실증의 작곡가 이형이 주변 사람의 사랑을 이뤄주는 내용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교통사고로 남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작곡가 이형 역을 맡은 차태현. NEW 제공

차태현은 이형 역을 맡아 사랑 초년병인 여고생(김윤혜), 이혼 위기의 중년남(성동일), 모태솔로 노총각 선생님(배성우), 첫사랑을 찾는 치매 할머니(선우용녀), 음악 동료(임주환) 등 무려 1인 6역의 연기를 소화한다. 유일하게 이형의 비밀을 알아챈 4차원 여고생 스컬리(김유정)와 이형의 첫사랑 현경(서현진)과 함께 새해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차태현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새해 첫 영화로 관객과 만난다.

▶따뜻한 영화로 관객과 만나 좋다. 원래 한 달쯤 전에 더 일찍 개봉하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방학 때 개봉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최근 들어 '형'이나 '럭키'처럼 따뜻한 코미디 영화가 흥행이 잘 됐다.

▶재미있으면 본다. 또 누가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형'이나 '럭키'는 못 보던 조합의 배우들이 등장하지 않나. '사랑하기 때문에'는 못 보던 조합은 아니지만, 유명한 분들이 많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제가 많이 나오지 않아도 그 분들이 충분히 채워준다.

-김윤혜 성동일 배성우 선우용녀 씨 등이 차태현 씨처럼 행동하는 연기를 해야 했다. 촬영 중 에피소드가 많았겠다.

▶그래서 제 촬영 분량이 없어도 현장에 계속 있으면서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동일이 형과는 '전우치', 성우 형과는 '엽기적인 그녀2'를 했는데, 그래서 제가 연기하는 포인트를 잘 알아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단지 성우 형 부분은 코미디가 많아서 함께 애드리브를 만드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선우용녀 선생님은 별말씀 안 드려도 잘 해주셨고, 다만 윤혜가 힘들어했다. 아무래도 남자처럼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윤혜에게 제가 먼저 연기를 해주기도 했다. 특히 영화의 초반 장면이라 중요했는데, 기가 막히게 잘 하더라.

-이형이 교통사고 이후 처음 바뀌는 인물이 여고생이다. 그래서 교복을 입고 나오는데, 기분이 어땠나?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차태현이 빙의한 여고생(김윤혜) 모습.

▶원래 교복 중 가장 큰 사이즈를 입었는데 딱 맞았다. 여름에 촬영했는데 치마를 입으니 시원하고 편했다. 그래도 확실히 치마를 입으니 앉을 때 조심하게 되긴 하더라. 속바지를 입는 이유가 있었다.

-또 여고생 역을 하면서 산부인과에서 애 낳는 장면도 연기해야 했다.

▶애 낳는 연기도 처음이었다. 그 장면에서 "이게 나오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데, 애드리브였다. 정말 나오면 안 되니까.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또 한 명의 사랑의 메신저가 스컬리다. 김유정이 연기했는데, 호흡은 어땠나?

	중년남(성동일) 모습.

▶사실 고등학생 역을 성인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등학생인 유정이가 스컬리 역을 하니 연기가 훨씬 자연스러웠다. 인물이 가진 분위기 자체가 고등학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워낙에 유정이가 연기를 잘하니까 캐스팅할 때도 좋았다.

-서현진 씨는 이형의 연인이자 무대 공포증이 있는 '홍대 여신' 현경으로 출연한다.

▶현진이가 걸그룹 밀크 출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분이 많은데, 그래서 현경역과 잘 어울렸다. 또 연기를 너무 잘하고, 현장에서 모두에게 잘해 인기가 많았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김유정 씨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서현진 씨는 드라마 '또 오해영' '닥터 김사부'로 인기 상한가다. 영화에도 도움이 되겠다.

	노총각(배성우) 모습.

▶두 여배우가 한꺼번에 잘 되기 힘든데 '사랑하기 때문에'가 복이 많은 것이다. 유정이나 현진이나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기 때문에 배우로서나 팬들에게나 더 좋을 것 같다.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고(故) 유재하의 '지난 날'을 직접 불렀다.

▶가수 역할이 아닌 이상 영화나 드라마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영화 뒤에 흐르는 것이어서 하게 됐다. 원래는 각 인물의 에피소드마다 고 유재하 선배님의 노래를 한곡씩 테마로 쓰려고 했다. 하지만 앨범 전곡은 쓸 수 없다고 해서 '사랑하기 때문에'와 '지난 날'만 사용했다.

-KBS2 '1박 2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능을 하면서 갖게 되는 고민은 무엇인가?

	치매 할머니(선우용녀) 모습. NEW 제공

▶예능이 연기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 고민을 하게 된다. '1박 2일'에서 하차한 김주혁 형의 경우 악역도 종종 하는데 '1박 2일'의 이미지가 연기 이미지에 방해가 되니까 오래 고민을 했다. 저는 이미지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 만일 스릴러 영화와 같은 장르를 찍게 되면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요즘은 어떤 영화를 하고 싶은가?

▶아이들과 함께 나와서 감동을 주는 영화를 하고 싶다. '7번방의 선물'처럼 부성애를 보여주는 작품처럼. 그런 역이 제가 해왔던 것과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그런 내용을 해보고 싶다. 또 스릴러도 보는데 굳이 악역이 아니더라도 장르만 바꿔도 '차태현 연기'의 변화처럼 보일 것 같다.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