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식품코너를 찾은 시민들이 5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이 다가오면서 콧대높던 백화점도 5만 원 이하 선물세트를 대폭 늘리고 고객 잡기에 나섰다. 10만 원을 훌쩍 넘던 쇠고기, 굴비 세트가 5만 원 이하로 나오는가 하면 돼지고기, 고등어 등 이전에 볼 수 없던 기획상품이 등장했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의문 하나. 비교적 단가가 높은 백화점이 가격을 확 낮춘 농축수산 선물세트의 구성과 가성비는 괜찮을까. 직접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장을 둘러보고 눈여겨 볼만한 상품들을 정리했다.

■ 산지 직송으로 가격 경쟁력 강화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0월부터 전국을 돌며 새로운 산지를 발굴하고 직매입으로 가격을 확 내렸다. 가장 야심차게 준비한 선물세트는 '한라봉, 애플망고 세트(5만 원)'로 개당 2, 3만 원대 애플망고를 제주 직송으로 단가를 낮춰 한라봉과 각각 2개, 4개 구성했다.

사과산지로 유명한 충주와 배의 명고장 안성의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알뜰 사과, 배 세트(5만 원)'를 준비했다. 지난 명절엔 6만 원에 판매한 제품으로 알은 조금 작지만 당도는 우수하다고 강조한다. 4만9000원에 출시된 한아름곶감 역시 마진을 낮춰 가격을 조정했다.

롯데백화점은 한라봉 4개, 감귤차 120g, 한라봉차 120g으로 구성한 '제주 선물세트(4만9000원)'를 내놨다. 배와 조청으로 만든 혼합세트(배 4입, 배조청 300g×2입·4만9000원)도 대표 상품이다.

■ 소고기·굴비 포기할 수 없지

	삼겹살·돼지갈비 섞어 49,000원(왼쪽), 굴비 다섯마리 엮어 49,900원

전통적 선물 품목인 소고기와 굴비는 중량과 개수를 줄이는 등 다운사이징을 통해 5만 원 미만 선물세트를 만들었다. 롯데백화점은 한우 대신 호주산 소고기로 '호주 와규 실속 정육세트(불고기 0.6㎏·국거리 0.6㎏)'를 내놓았다. 가격은 4만9000원.

'법성포참굴비행복실속세트(20㎝·5미)'는 기존 10미에서 반으로 개수를 줄이고 마진을 낮춰 4만9900원에 판매한다. 크기가 비슷한 법성포굴비 10미 세트는 13만 원이다. '민어제수세트(5미·30㎝·1.5㎏)'는 새롭게 출시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식품관에서도 판매하는 중급 사이즈 국산 참굴비 10미(900g)로 '수협 다미원 안심굴비'를 구성해 5만 원에내놨다. 매장 진열상품은 없었지만 주문은 가능하다. 전국 1000세트 한정으로 빨리 예약해야 한다.

	49,000원 호주산 와규 실속세트(왼쪽), 49,900원 수삼·건대추 세트

■ 선물시장 뉴페이스 돈육·고등어

이번 설 선물세트 매장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돼지고기와 고등어도 눈길을 끌었다. 소고기나 굴비보다 저렴하지만 대중적인 품목으로 명절 선물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돼지고기 삼겹살과 돼지갈비, 목심 등으로 '알뜰돈육혼합세트(1.5㎏)' '돈육실속구이세트(1.5㎏)'를 각각 4만9000원에 내놨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가 100g에 4000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도 우수하다.

굴비 대체재로 고등어를 내놓은 곳은 신세계 백화점이다. 손질한 '고등어 세트(1.6㎏)'와 '모슬포 옥돔 고등어 특선세트(옥돔 400g·고등어 600g)'를 각각 5만 원으로 신규 출시했다.

글=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사진=서정빈 전민철 기자

	41,860원 견과류 세트(왼쪽), 49,900원 잣 실속세트

	왼쪽부터 50,000원 사과·배 알뜰세트-50,000원 한라봉·애플망고 세트-50,000원 골드키위세트

	50,000원 산해진미 세트(왼쪽), 47,600원 표고버섯 세트

	49,800원 민어제수세트(왼쪽), 50,000원 멸치 세트

	50,000원 호주산 쇠고기 견과육포(왼쪽), 45,900원 전통육우포 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