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하는 순간 담고 싶은 펫족
- 돌 컨셉 등 다양한 분위기 원해

- 촬영 전 스트레스 줄 수 있어
- 당일 목욕·미용은 자제해야
- 장모종 엉킨 털 빗질이면 충분
- 고양이는 공간 탐색시간 필요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잠들며 같은 공간에서 얽혀 사는 사람들을 식구라고 한다. 이 구성원에는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도 포함된다.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사람과 개, 고양이, 새 등이 똑같이 중요하다니. 동물과 같이 살아가는 사람은 동물의 종 앞에 반려(伴侶)라는 말을 붙인다. 짝 반, 짝 려 자가 합쳐져 '짝이 된다'는 뜻이다. '사랑하여 가까이 두고 다루거나 보며 즐기는 것'이라는 뜻의 애완(愛玩)보다 동등한 입장으로 생각하는 거다. 이렇게 사랑하는 가족과 많은 순간을 같이하고 기억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려동물의 지금 이 순간을 잡아두고 싶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 사진이다. 부산 동구 범일동의 교감 스튜디오(051-635-0508)는 반려동물의 인생 샷을 갖고 싶은 사람들이 문을 두드린다.
반려동물의 사진을 찍는 일은 말이 안 통하는 아기와 함께하는 것과 같다. 집중하는 시간이 아주 짧은 것이 같고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것도 그렇다. 피사체를 편하게 해주는 노력이 우선해야 한다. 교감 스튜디오 정세빈 실장은 개나 고양이 모두 촬영 당일 목욕을 하거나 미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장소에서 한 번도 안 한 일을 하는 어려움도 있는데, 미용이나 목욕을 아주 좋아하는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아니라면 이미 사진을 찍기 전부터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다는 거다. 그러면 당연히 촬영도 쉽게 풀리지 않는다. 정 실장은 "목욕은 일주일 전이 적당하고 당일 약간의 빗질 정도는 괜찮다. 단, 장모종의 개나 고양이라면 미리 엉킨 털은 정리해 오는 것이 좋다"고 촬영 당일 반려동물의 컨디션 조절법을 알려줬다.

이곳에선 다양한 콘셉트로 촬영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기들의 돌상 콘셉트였다. 민트색의 벽에 걸린 가렌드와 케이크 등이 깜찍했다. 큰 컵 속에 반려동물이 들어가는 카푸치노 콘셉트도 인기가 많다. 개나 고양이의 얼굴만을 강조해서 찍는 프로필 콘셉트도 있다. 정 실장은 "반려동물이 제일 예쁠 때를 찍어 둔 것으로 액자뿐 아니라 휴대전화 케이스, 텀블러 같은 상품으로 제작해 늘 곁에 두고 사용하려는 분도 있어 관련 상품을 갖춰 놓았다"고 했다.

스튜디오 한쪽에 의상을 비롯해 머리핀, 목걸이, 작은 고깔모자를 활용한 액세서리 등이 마련돼 있다. 의상도 트레이닝복부터 한복, 웨딩드레스, 턱시도까지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정 실장은 "개는 옷을 입혀서 찍을 수 있지만 고양이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미리 집에서 입히고 싶은 옷을 준비해 오는 것도 좋다"고 했다. 고양이는 포인트가 될 만한 목 방울이나 나비넥타이 같은 것을 하나만 해주는 게 훨씬 예쁘다. 그래야 고양이 특유의 몸태와 털의 아름다움이 잘 표현되기 때문이란다.

개와 고양이 중 좀 더 시간이 걸리는 쪽은 고양이다. 정 실장은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 안에서만 지내려고 하고 영역을 지키려는 본성을 갖고 있다. 이런 동물을 자신의 영역인 집에서 꺼내와서 생전 처음 와본 장소에 내놓고 조명이 펑펑 터지는 곳에서 사진을 찍자고 하면 당연히 불안해한다"며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양이는 사진 촬영 전 적어도 10분 이상은 이동장에서 꺼내 스튜디오를 탐색하도록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스튜디오를 찾는 게 번거롭다면 집에서 간단하게 스튜디오 같은 분위기를 내고 찍을 수도 있다. 그러려면 사진의 배경이 되는 부분을 먼저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문구점에서 파스텔 톤이나 원하는 색의 전지를 사서 배경을 가려준다. 인테리어가 잡지 속 집처럼 아름답다면 굳이 필요 없겠지만 그렇게 잘 꾸미고 사는 집이 흔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촬영 시간대는 아침이나 정오 전까지 오전 시간대가 좋다. 정 실장은 "스튜디오에서 조명을 사용하는 것은 더 또렷한 사진을 얻기 위해서다. 집에서는 자연광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배경이 정리되고 자연조명인 빛이 충분하면 사진의 가장 중요한 준비단계는 끝난 셈이다.

반려견은 촬영할 때 옷이나 액서서리를 활용해도 좋지만 반려묘는 목걸이 하나만 착용하는 것이 잘 어울린다. 교감 스튜디오 제공

고양이를 찍고 싶다면 푹신푹신한 방석이나 포근한 담요를 깔아둔다. 대부분 고양이는 부드럽고 폭신한 바닥을 좋아한다. 거기다 시선을 고정하고 싶다면 평소에 좋아하는 낚싯대 장난감을 흔들며 이름을 불러 눈길을 끌면 된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혼자 다 하려면 힘드니 가족 중 한 명이 카메라 뒤에서 시선을 잡아끄는 역할을 맡는다. 개에게는 간식이 효과적이다. 집에서도 평소에 좋아하는 간식으로 시선을 조절하면 더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