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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산을 담고 정성을 얹어 창작해낸 한 접시

해운대구 중동 '머스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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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꽁띠 등서 일한 정재용 셰프
- 고향인 부산 식재료 기반으로
- 모던 다이닝 레스토랑 문 열어

- 거북손과 허브로 만든 샐러드
- 토마토 양념 꽈리고추 쇠고기
- 카펠리니 파스타면 멸치국수
- 경험해보지 못한 식감·맛으로
- 계절에 맞춰 메뉴 업그레이드

셰프들의 목표는 대부분 자신만의 요리를 내놓을 수 있는 공간을 가지는 거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자신도 만족할 음식을 내놓으려는 의지다. 최근 부산에서 손꼽히는 한 젊은 셰프가 자신의 공간을 마련했다. 라꽁띠와 엘 올리브에서 일했던 정재용 셰프가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머스트루(051-747-2369)라는 모던 다이닝 레스토랑을 열었다.
   
쇠고기 채끝에 꽈리고추와 가지된장을 곁들여 낸 요리.
녹두색보다 어두운 벽에 금색의 육중해 보이는 문이 자리 잡았다. 안을 볼 수 있는 창이 전혀 없이 콘크리트 벽에 금색의 문만 있어 과연 문인지, 열고 들어가면 어떤 공간일지 전혀 감을 못 잡은 상태로 들어갔다. 정 셰프는 "그 금색 문이 출입문인데 열어놓고 청소를 하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제야 레스토랑에 들어온다. 밖에서 봤을 땐 '도대체 뭐 하는 곳이지'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의도도 있다"며 기자를 맞았다.

   
머스트루라는 이름에서 셰프의 고집이나 결기를 읽을 수 있었다. '반드시 진실하겠다'는 의미 그대로라고 했다. 정 셰프는 "모던 다이닝이라고 하면 '그래서 이탈리안이나 프렌치냐' 하고 물어보신다. 제가 나고 자란 고향인 부산의 식재료와 양식을 기반으로 한 요리를 내놓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했다. 점심, 저녁 모두 코스만 가능하다. 메뉴는 계절에 맞춰 업그레이드하거나 교체할 계획이란다.

실내는 대리석의 바 형태 좌석과 테이블 두 개가 전부다. 외국 저택의 고급스러운 주방이 있는 집에 초대받은 것 같은 느낌이 콘셉트다. 그는 음식도 공연 문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드는 것도 보여주고, 먹을 때 스토리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바 좌석 앞에 열과 빛이 나는 조명 두 개를 놓고 요리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딱새우, 거북손에 각종 허브와 파슬리 오일을 곁들인 샐러드
이날 맛본 것은 저녁 메뉴인 셰프의 테이스팅 코스 중 몇 가지였다. 요리에 이름은 없고 들어간 재료만 메뉴판에 밝혀 놓았다. 그중 딱새우와 거북손, 오렌지가 들어간 샐러드는 상큼함 그 자체였다. 딱새우 살은 가재와 새우 중간의 식감으로 살이 단단하면서 단맛이 진했다. 파슬리 오일로 녹색의 바다처럼 연출해 거북손과 다양한 허브를 감싸 안는 역할을 했다. 처빌, 오레가노, 렌틸콩 순, 발레리아나, 딜, 세이지 등 다양한 허브가 주는 향기가 싱그러웠다. tvN 삼시세끼에서 유명해진 거북손은 조개류이면서 오징어와 게를 섞어놓은 듯한 쫄깃함과 감칠맛이 있었다.

가리비 관자를 구운 것에 군밤 벨루떼와 밤 칩을 함께 낸 요리는 고소함 그 자체였다. 육수에 버터, 밀가루를 넣어 볶은 '루'에 육수와 함께 군밤을 으깨 만든 퓨레가 들어간다. 농도는 되직해지면서 밤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뒷맛에 느껴졌다. 버터에 살짝 익힌 관자가 살캉살캉 씹히고 생밤을 아주 얇게 썰어 건조기에 말려서 칩 형태로 만든 것이 바삭하게 씹는 맛을 더한다. 군밤 벨루떼는 포크로 접시에 남은 것을 다 먹고 싶을 정도로 담백하면서 고소해 그야말로 취향 저격이었다.
   
머스트루의 바 좌석에서 정재용 셰프가 음식을 접시에 담아내는 작업을 직접 볼 수 있다.
이베리코 돼지는 점심 메뉴로 돼지갈비 양념을 첨가해서 익힌다. 핑크색이 약간 돌게 로제로 익혀서 부드러운 맛과 육즙이 살아 있다. 돼지감자에 질소를 넣어서 만든 소스와 미나리 플랑을 곁들인다. 미나리 플랑은 달걀찜같이 만든 소스로 입에 부드럽게 감긴다.

또 다른 메인 메뉴는 쇠고기 앞치마살에 가지된장, 꽈리고추를 곁들인다. 한식에서 꽈리고추는 고추장 양념을 하지만 여기선 고추장 대신 토마토를 넣었다. 보기에는 꽈리고추 무침 같은데 맛은 완전히 다르다. 일종의 페이크 푸드 같아서 보이는 것과 맛이 완전히 다른 즐거움이 있다.

   
국수 소면 대신 카펠리니 파스타를 쓴 멸치국수. 카펠리니의 탄력과 잘 뽑은 육수가 어울린다.
카펠리니 멸치국수도 재밌었다. 말린 명란을 고명으로 얹고 가루로 만든 깻잎을 뿌려 내왔다. 간장으로 캐비아 모양처럼 만들고 미나리 에멀전 소스를 끼얹었다. 먹기 직전 멸치 육수를 부어준다. 그야말로 멸치국수지만 가느다란 소면 같은 파스타인 카펠리니를 쓴 것이다. 육수가 시원하고 감칠맛이 좋은 데다 탄력 있는 카펠리니가 잘 어울렸다.

마지막 입가심으로는 작두콩 차를 마셨다. 작두콩 차는 메밀차와 향기와 맛이 비슷하다. 구수하면서도 입안을 깔끔하게 씻어줬다. 그는 "항상 음식 재료 공부를 열심히 한다. 남들이 잘 안 쓰는 재료도 써보려고 시도하면서 멈춰있지 말고 달라지려고 노력 중"이라며 "음식을 가격으로만 보지 말고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갔는지에 대해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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