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생명체에 대한 관심은 영화에서 끊임없이 이어졌다. 상상으로 창조된 우주 생명체는 때로는 지구를 침공하는 적대적인 모습으로, 때로는 우주 평화를 유지하려는 친화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의미심장한 제목의 '라이프'에 등장하는 미지의 우주 생명체는 어떤 모습일까?

영화 '라이프'의 한 장면. 소니픽쳐스 제공

지구 부근의 우주선에 화성에서 채취한 생명체가 전송된다. 최초의 화성 생명체를 마주한 우주비행사 6인은 기쁨에 들뜨고, 지구에서는 화성 생명체에 '캘빈'이라는 이름을 지어줄 정도로 이슈가 된다. 그런데 단세포였던 캘빈은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급기야 우주비행사들을 공격하며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미지의 화성 생명체는 위대한 발견이지만 위험한 발견이기도 하다. 처음에 단세포였던 캘빈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고, 우주비행사들에게 아기가 탄생한 것 같은 환희의 존재였다. 하지만 캘빈은 인간을 자양분으로 성장해 두려움의 존재로 바뀐다. '라이프'는 우주선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낙지 같은 겉모습에 에일리언의 얼굴을 한 캘빈을 통해 극한의 긴장감을 연출한다. 캘빈의 탄생부터 적대적인 모습을 보일 때까지의 공포는 꽤 스릴 넘친다.

다만 '라이프'는 우주 재난 스릴러 영화의 공식을 답습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중반 이후 어느 정도 앞으로 일어날 상황이 예상되며,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 되풀이된다.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의 밀도가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류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는 캘빈이 지구에 도달하지 않도록 애쓰는 우주비행사들의 숭고한 희생도 함께 그려지는데, 이러한 희생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항상 등장하는 장면이다. 엔딩의 반전은 재치 있으나 특별하진 않다.

오는 5월 1979년 '에이리언'을 연출했던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커버넌트'가 개봉한다. '라이프'는 이에 대한 맛보기 영화가 아닌가 싶다. 5일 개봉.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