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6월로 접어들었다. 더위가 시작됐지만 바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어디를 가나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아우성이고 제대로 잡히는 고기가 없다 보니 이참에 낚시를 푹 쉬겠노라고 말하는 꾼도 부지기수다. 바다가 이상하다고 말하는 꾼, 바다가 병들어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는 꾼도 있다. 하지만 이 무렵 시작되는 낚시 장르인 무늬오징어낚시가 남해동부권을 중심으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으니 불황기에 대안으로 떠오를지 기대해 보는 건 어떨까.

	낚시꾼들이 통영 사량도에서 무늬오징어 선상 에깅낚시를 즐기고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이맘때를 손꼽아 기다리는 무늬오징어 꾼이 많다. 1.5㎏ 이상의 '몬스터급' 무늬오징어를 걸어낼 확률이 연중 가장 높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는 무늬오징어 산란 시기와 맞물려 있다. 지난해 늦가을에 겨울을 나기 위해 먼바다로 나갔던 무늬오징어가 덩치를 키운 후 산란을 위해 가까운 바다로 이동하는 시기라 꾼들의 조과에서 대형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남해동부권 낚시터 중에는 사량도가 무늬오징어 조황을 주도한다. 육지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큰 섬답게 규모가 크고 해조류밭이 잘 발달해 있어서다. 그래서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의 무늬오징어 마니아들이 사량도로 몰린다. 사량도뿐 아니라 통영권의 크고 작은 섬 낚시터, 거제권 각 포구와 부산권의 섬 낚시터들도 해당한다.

무늬오징어는 우리나라 낚시계에 에깅낚시라는 장르를 정착시킨 대상어이며 오징어류 중에서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예상외로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오징어류는 살아있는 생미끼에 반응이 빠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살아있는 미끼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에기를 사용한 에깅낚시를 많이 선호한다. 에기를 얼마나 잘 움직여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느냐가 낚시를 잘하는 비법이다.

에깅낚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다. 2.5m 정도의 짧은 낚싯대와 합사가 감긴 릴만 있으면 된다. 합사 원줄 끝에 목줄을 달고 원하는 모양의 에기를 달면 준비 끝. 낚시를 하다 보면 전문가처럼 채비를 꾸미기를 원하는데 이때는 너무 비싼 에기보다는 싸고 저렴하면서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갖춘 에기를 선택하는 게 좋다. 다양한 에기를 갖춰야 하는 이유는 특정 모양이나 색상에 반응이 빠른 에기를 선택해야만 조과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늬오징어 낚시는 짧은 시간에 상당한 발전을 가져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장르 낚시를 하는 사람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점차 다른 어종으로도 확산하는 추세다. 무늬오징어 장비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낚싯대나 릴, 에기, 소품을 준비할 때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점주들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방파제 갯바위 선상 선착장 등 어디를 가나 가능한 낚시가 무늬오징어 에깅낚시인 만큼 낚시터 불황이 한번에 해소되길 기대해본다.

박춘식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