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창의 라이팅 기술감독

- 웨타에는 2009년 입사
- 아바타·어벤져스 등 참여
- 유인원 10년 이상 연구, 표현에 자신 있어

#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

- 해리포터·마션 등 작업
- 앤디 서키스의 표정·감정, 그대로 표현하려 노력
- 모든 장면 인상적

고전 명작 ‘혹성탈출’(1968)의 리부트 영화로 시작한 ‘혹성탈출’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혹성탈출:종의 전쟁’이 오는 15일 개봉한다. ‘혹성탈출’ 3부작은 ‘혹성탈출:진화의 시작’(2011), ‘혹성탈출:반격의 서막’(2014)을 거치며 새로운 이야기와 유인원 시저를 연기한 앤디 서키스의 열연, 그리고 세계적인 디지털 그래픽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의 기술력이 잘 맞아떨어져 전 세계적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리고 인간과 유인원 간의 종의 운명을 결정짓는 ‘혹성탈출:종의 전쟁’은 이 모든 것을 망라한 작품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혹성탈출’ 3부작에서 유인원 ‘시저’를 연기한 모션캡처 연기의 대가 앤디 서키스(왼쪽)와 시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혹성탈출:종의 전쟁’ 개봉을 앞두고 지난 7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웨타 디지털 임창의 라이팅 기술 감독과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이 내한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임 감독은 2009년 웨타 디지털에 입사해 ‘아바타’ ‘혹성탈출(시리즈)’ ‘어벤져스’ ‘정글북’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에 참여한 한국인 스태프로, ‘마션’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또한 ‘해리포터’ 시리즈, ‘마션’ 등을 작업한 랭글랜즈 감독은 ‘혹성탈출:종의 전쟁’으로 처음 웨타 디지털에 합류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이들과 영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혹성탈출’은 유인원의 리더 시저를 연기한 앤디 서키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는 모션캡처 연기의 대가로 불린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혹성탈출’의 시각효과에 있어서 디지털 기술과 배우의 힘, 어느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

▶앤디 서키스의 연기는 당연히 더 큰 상을 받아야 한다. 그만큼 그가 연기를 잘했다. 시저라는 캐릭터는 앤디 서키스의 연기와 디지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협업 결과고, 모든 것은 앤디 서키스의 연기에서 비롯됐다. 이번 ‘혹성탈출:종의 전쟁’에 나온 시저의 다양한 감정과 표정의 깊이는 이전 작품보다 훨씬 극대화됐다. 우리는 디지털 작업을 통해 그것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기술적으로 더욱 발전했다.(랭글랜즈 감독)

-웨타 디지털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 ‘아바타’ ‘정글북’ 등에서 보여줬듯 세계적인 디지털 그래픽 스튜디오다. ‘혹성탈출’ 3부작을 통해 보여준 웨타 디지털만의 기술은 무엇인가?

▶웨타 디지털은 ‘라이브 퍼포먼스 모션캡처’라는 가장 진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킹콩’을 시작으로) 유인원을 10년 이상 표현하고 연구했다. 그래서 이 분야에 있어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임 감독)

-‘혹성탈출:종의 전쟁’의 촬영과 후반 작업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

	임창의 라이팅 기술감독

▶후반 작업은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이 끝나자마자 다음 편을 위한 연구개발에 들어갔기 때문에 4년 정도 걸렸다. 실제 인력이 투입돼 작업한 기간은 1년 정도다. 촬영 기간은 정확하지 않지만 1년에서 1년 반 정도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임 감독)

-‘혹성탈출:종의 전쟁’에는 시각효과로 만들어낸 다양하고 리얼한 장면이 많다. 그중 명장면을 꼽는다면?

▶모든 장면이 인상적인데,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배드 에이프(서커스단을 탈출한 유인원)가 눈이 내리는 산장에서 시저 일행을 만나 말하는 장면이다. 배드 에이프를 연기한 스티브 잔은 배드 에이프의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캐릭터를 굉장히 잘 살렸다. 그 장면이 감동적이라고 생각한다.(랭글랜즈 감독)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시저와 루카(유인원), 군인들이 폭설이 내리는 환경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다. 캐나다에서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촬영을 진행했는데, 배우들이 퍼포먼스 캡처 슈트를 입고 진짜 난투극을 벌였다. 보통 눈이 내리는 장면은 후반 작업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맑은 날 촬영하거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뒤 CG 기술로 처리한다. 그런데 실제로 폭설이 내리는 환경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눈이 내렸을 때 라이팅 조건이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모두 분석하고 배울 수 있어서 굉장히 도움 됐다.(임 감독)

	캐나다에서 촬영한 ‘혹성탈출:종의 전쟁’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임 감독은 ‘혹성탈출’ 3부작 작업에 모두 참여했다. 어떨 때 가장 성취감을 느꼈나. 그리고 ‘혹성탈출’을 떠나보내는 심정은?

▶관객들이 실제 유인원이 연기했다고 믿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 이 영화에서 유인원은 단 한 마리도 등장하지 않는데 말이다. 그리고 ‘혹성탈출’ 3부작과 함께한 시간이 벌써 6년이나 됐다. 너무너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이 작품에 함께했던 시저와 모리스를 비롯한 모든 유인원 캐릭터들을 떠나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홀가분하면서도 마치 오랫동안 힘든 시기를 함께 해왔던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듯한 기분이 든다.(임 감독)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