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동인 ‘토벽’ 김경·김종식 등
- 서양화 1세대 작품 발굴 전시
- 5회째 뿌리 찾기 노력 눈길

개인 화랑이 벌써 5회째 부산 근대 미술작가만 모은 전시를 열어 눈길을 끈다. 지역 근대 미술작가의 작품은 현재 미술시장에서 활발하게 유통되는 편은 아니다. 미술관이 아닌 사설 화랑이 상업성보다 지역 화단의 뿌리를 정립한다는 의미를 부각해 꾸준히 지역 근대작가 전을 연다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

	김종식 ‘해경’

미광화랑(부산 수영구 민락동)이 다음 달 10일까지 ‘꽃피는 부산항5-부산근대미술 24인전’을 연다.

부산 서양화 1세대의 작품을 발굴해 선보이는 ‘꽃피는 부산항’ 시리즈는 2009년 미광화랑 개관 10주년 기념전으로 시작했다. 8년 동안 1, 2년에 한 번씩 전시를 열어 올해가 5회째다.

	김경 ‘명태와 여인’

미광화랑 김기봉 대표는 “부산은 근대 일본 유학파로부터 전래된 문물과 6·25전쟁 피란지로 대한민국 전체를 포용했던 역사가 있다. 또 바다를 끼고 사는 사람만의 고유한 심성이 어우러져 독특하고 개성 강한 미술이 생성됐다. 다른 지역 미술과 비교할 때 내용이나 형식에서 독특한 면이 많고, 이색적인 작가도 두루 형성됐다. ‘고목나무에 꽃이 피듯’ 이제야 부산 근대미술이 조금씩 조명받고 있다. 미력이나마 부산의 근대미술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일은 지역사회에 대한 화랑의 역할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꽃피는 부산항’ 전을 준비하며 기쁨과 보람도 있었지만, 작품 수급은 쉽지 않았다. 4회를 끝으로 시리즈를 끝내려 했으나, 부산을 떠나 타지에 살고 있는 ‘고향 사람’과 부산 근대미술 애호가들의 요청이 쇄도해 5회도 준비하게 됐다.

이번 전시에는 부산 서양화 1세대인 김경 김봉기 김봉진 김영덕 김원 김원갑 김원명 김윤민 김종식 김천옥 나건파 민용식 성백주 송혜수 양달석 염태진 오영재 우신출 이득찬 조동벽 채정권 추연근 한상돈 황규응의 작품을 모았다.

김경, 김윤민, 김종식은 부산 최초의 서양화 동인 ‘토벽’의 멤버로 최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토벽동인 전’에서도 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부산 지역 1세대 작가의 작품에만 국한하지 않고, 부산의 2, 3세대 작고 작가와 경남 지역 작고 작가까지 영입해 변화된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무료. 일요일은 전화 예약 후 관람 가능. (051)758-2247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