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도시’ 대박 아직도 얼떨떨
- 새 캐릭터 계속 도전하겠지만
- 정통 멜로장르 주인공은 사양
- 나라도 영화보러 안 갈 것 같아
- 흥행에 자만 않는 연기자 될 것

지난 추석 연휴 개봉해 관객 500만 명을 모은 ‘범죄도시’로 현재 한국영화계의 가장 ‘핫’한 배우로 떠오른 마동석이 코미디영화 ‘부라더’로 연타석 흥행 성공을 노린다.

	‘범죄도시’로 흥행 배우로 거듭난 마동석이 새로운 영화 ‘부라더’에서 철없는 형 석봉 역할을 맡아 그만의 코미디 연기를 보여준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오는 11월 2일 개봉하는 ‘부라더’는 경북 안동의 뼈대 있는 가문의 ‘진상 형제’ 석봉(마동석)과 주봉(이동휘)이 아버지의 부음 소식을 듣고 본가로 가던 중 교통사고로 알게 된 오로라(이하늬)와 함께 100년 된 가문의 비밀을 밝히는 가족 코미디 영화다. 마동석은 인디아나 존스를 꿈꾸며 유물 발굴에 전 재산을 탕진하고 가보도 팔아먹는 형 석봉 역을 맡아 마초가 아닌 귀여운 모습을 보여준다.

‘부산행’ ‘굿바이 싱글’ ‘범죄도시’ 등 다채로운 장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구축한 마동석은 가보도 팔아먹는 형 석봉 역을 맡아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코믹한 캐릭터 연기를 펼친다. ‘마요미’ ‘마블리’라는 애칭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으며 ‘부라더’를 통해 ‘마동석표’ 코미디의 정점을 찍은 그를 만나 자신의 연기 세계에 관해 들었다.

-지난 추석 개봉한 ‘범죄도시’가 관객 500만 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마동석 씨가 주연을 맡은 영화 중 최고 흥행기록이다. 요즘 행복하겠다.

	‘부라더’는 뼈대 있는 가문의 형제 석봉과 주봉이 가문의 비밀을 밝히는 과정을 웃음과 코미디로 보여주는 영화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 중에 흥행작이 더러 있었다. 그런데 첫 상업영화 주연작을 이렇게 좋아해 주셔서 깜짝 놀랐고 신기했다. 지금까지 8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는데 ‘범죄도시’의 흥행은 낯설고, 관객 분들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범죄도시’의 마석도 형사는 매력 있는 인물이다. ‘범죄도시’를 시리즈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범죄도시2’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 같다. 두세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어느 것이 적합할지 제작진과 상의 중이다. 사실 미국에 살 때 형사가 되기 위한 시험을 준비한 적도 있다. 영화에서 형사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주위 형사분들이 “영화에서 형사들이 맨날 노는 것 같다”며 “우리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고 하시더라.

-‘범죄도시’가 강한 액션영화인 반면 ‘부라더’는 본격 코믹영화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는가?

▶뮤지컬 ‘김종욱 찾기’ ‘그날들’ ‘형제는 용감했다’(‘부라더’의 원작)와 영화 ‘김종욱 찾기’를 연출한 장유정 감독님의 팬이었다. 밝고 재미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마침 ‘부라더’의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 가족과 형제의 이야기를 코미디에 녹인 부분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동생 역으로 출연한 이동휘 씨와의 호흡이 좋았다. 특히 재치 있는 대사를 주고받으며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계속 키득거리게 했다.

▶제가 소리 지르고 이동휘 씨가 받아치는 호흡이 잘 맞았다.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마치 오래 연기해온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마당에서 형제가 싸울 때 이동휘 씨가 제 입에 침을 뱉는 장면은 정확하게 합을 맞춘 것이다.

-코미디지만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잔잔한 감동도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무엇인가?

▶돌아가신 부모님이 등장하는 장면은 모두 좋다. 치매 걸린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누구세요”라고 물으면 “당신 몸종입니다”라고 할 때가 기억에 남는다. 또 고지식한 아버지가 다정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밝히는 장면은 부모와 자식 간에 있을 수 있는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는 장면이라 좋다.

-장르에 따라 슈퍼맨 같은 액션과 귀여운 모습을 보여준다. 때로는 두 모습이 공존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마동석 씨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액션영화에서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모습을 관객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 또 어린 친구들이 ‘마블리’라고 부르는데, 그러면 어색해하면서 지나간다. 모든 것이 저에게 관심 가져 주시는 것이라 감사하다.

-멜로 장르에 출연하는 것은 어떤가?

▶로맨틱 코미디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제가 나오는 멜로는 저도 안 볼 것 같다.(웃음)

-미국에서는 유명한 트레이너였다. 그러다 한국에서 와서 연기를 하게 됐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한국에서 고등학교 때 교회 성극을 하면서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이 아주 가난해져서 미국에 가게 됐다. 미국에서는 동양인이 체격이 크고 영어를 잘하면 무시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열심히 운동했고, 트레이너가 되고 유명해졌다. 하지만 영화에 관한 생각이 계속 있었고,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인 싸이더스HQ의 김상영 이사에게 오디션 영상을 보낸 후 한국에 들어와 영화 ‘천군’(2005)을 시작으로 연기를 하게 됐다. 이후 정신없이 달려왔다. 흥행에 자만하지 않고 원래 하던 대로 꾸준하게 할 것이다.

-개봉한 영화 ‘함정’ ‘범죄도시’에 이어 현재 촬영하고 있는 ‘챔피언’ ‘곰탱이’는 마동석 씨가 이끄는 영화 기획 및 창작 집단 고릴라가 참여한 영화들이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배우들은 평생 연기를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역할을 다하진 못한다. 제가 직접 영화의 기획이나 창작에 참여해 영화인으로서 역할을 확장하고, 저의 새로운 캐릭터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