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브리엘리 등 작품 해설도

“무반주 독주회라고 하면 지루하다고 선입견을 가질까 걱정이다. 평소 듣기 힘든 다양하고 독특한 첼로 음색과 친절한 해설로 청중에게 잊지 못할 추억의 2시간을 만들어 드리겠다.”

	2일 부산문화회관에서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을 여는 부산시립교향악단 수석 첼리스트 이일세. 아트뱅크코레아 제공

부산시립교향악단 수석 첼리스트 이일세(39)가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을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2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반주자도, 악보도 없이 첼로와 마이크만 든 채 홀로 무대에 오른다.

부산에서 태어난 이일세는 14세에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 최연소 입학해 전문 연주자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졸업하고, 유럽 유명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빈 프라이너 음악원과 구스타프 말러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던 그는 리 신차오 지휘자가 부산시향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수석 연주자에 자원해 2013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번 독주회는 2014년 귀국 독주회 이후 두 번째다. 매년 독주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협연과 실내악 등 빡빡한 일정 탓에 미루다 올해 심기일전했다. 이번에는 오랜 반주 파트너이자 아내, 피아니스트 박지은과 함께하는 대신에 첼로와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 선다. 이일세는 “연주 실력이 오롯이 드러나고 악보를 전혀 볼 수 없지만 청중에게 신선한 형식의 음악을 전해 드리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무반주 첼로 독주회인 만큼 공연장에서 듣기 힘든 진귀한 곡으로 골랐다. 최초의 첼로 비르투오소(대가)로 불리는 도메니코 가브리엘리의 ‘리체르카레 6번’를 르네상스 시대 연주법으로 선보인다. 이어 다양한 근·현대 작곡 방식을 도입한 힌데미트의 ‘첼로를 위한 소나타 Op.25 3번’를 들려주는데, 상세한 해설을 통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또 바흐가 가브리엘리의 영향을 받아 만든 ‘무반주 첼로 조곡 3번’을 이일세만의 독특한 현대적 연주법과 바로크 연주법을 섞어 들려준다. 끝으로 스페인 작곡가 가스파르 카사도가 바흐의 영향을 받아 만든 ‘첼로 무반주’를 전하는데, 스페인풍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이일세는 현재 부산시향 수석 주자 외에도 부산 피아노 트리오, 앙상블 코스모폴리탄 등 실내악 연주와 오케스트라 협연은 물론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장 오래된 하계 음악 아카데미 빈 뮤직 세미나에 참여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는 “첼로를 잡은 지 30년 되는 내년에는 무반주 외에도 특이한 형식의 연주회를 열고 싶다”며 “연주자의 소명은 오로지 ‘연주’라고 생각한다. 부산의 음악가로서 지역 시민에게 다양한 경험을 전해드리는 것이 목표이며, 항상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전석 2만 원. (051)442-1941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