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연극 현주소와 미래 짚어

부산 연극을 지켜온 원로·중진 연극인이 본격 판을 벌인다. 여전히 현역에서 노익장을 발휘하는 이들은 자전적 이야기를 녹여낸 작품과 함께 ‘부산연극’의 현주소와 미래를 놓고 속 시원한 수다를 펼친다.

부산의 중진 연극인들이 기획전 ‘너거는 늙어봤니? 우리는 젊어봤다!’를 개최한다. 왼쪽부터 김문홍 이성규 박찬영. 액터스소극장 제공

부산의 연극인 김문홍(73·극작가, 평론가), 이성규(69·연출가), 박찬영(66·배우)은 오는 8일부터 19일까지 액터스소극장(수영구 남천동)에서 기획전 “너거는 늙어봤니? 우리는 젊어 봤다!”를 개최한다.

기획전은 연극, 토크쇼, 세미나로 구성했다. 연극은 세 명의 연극인이 직접 희곡을 쓰고 출연하는 ▷백조의 노래(안톤체홉 작, 박찬영 출연) ▷말, 말들(이성규 작·출연)▷잠 못 드는 밤(김문홍 작·출연)이다. ‘옴니버스 메타드라마’로 이름 붙인 공연은 각자 30분씩 선보일, 부산에서 오래 활동한 자신들의 삶과 무대를 털어놓는 자기 고백이다. 노인의 소외와 고독, 분노도 담겼다.

토크쇼는 연극이 끝난 후 마련된다. 11일 박찬영이 ‘배우가 보는 부산연극’, 15일 김문홍이 ‘극작가가 보는 부산연극’, 18일 이성규가 ‘연출가가 보는 부산연극’을 주제로 30분가량 진행한다. 이어 23일 세 명의 연극인이 ‘원로들과 함께 하는 부산연극 발전 방향’을 주제로 종합세미나를 연다. 부산 연극인이 토론자로 참여하고 극단 이그라의 최성우 대표가 사회를 맡는다.

이들은 “오랫동안 부산 연극의 역사와 질곡을 겪으며 느낀 점은, 외형적으로 화려해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안일한 태도로 정체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소통이 막혀 명확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라, 선배로서 작게나마 경험을 나누고 싶어 자리를 만들었다”며 “다양한 세대의 연극인이 많이 모여 즐기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현장구매 2만 원, 예매 1만5000원. (051)611-6616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