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한국 관객에게는 낯선 이스라엘 영화 ‘일주일 그리고 하루’는 일주일 동안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시바’라는 시간을 보낸 유대인 부모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겪는 일들을 잔잔한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담은 영화다.

‘일주일 그리고 하루’ . 알토미디어 제공

이얄와 비키 부부는 20대 아들의 죽음 후 시바를 보내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오려 한다. 하지만 남편 이얄은 마음을 잡지 못한다. 그래서 아들이 입원했던 병원에 가서 의료용 대마초를 훔쳐 이웃집 청년 줄러와 몰래 피우고, 이웃집 부인의 뺨을 괜히 때린다. 반면 아내 비키는 자신이 일하던 초등학교로 돌아가고, 치과치료도 다시 받으면서 슬픔을 이겨내려 한다. 그렇게 아들을 잃은 부부에게도 시간은 흘러간다.

영화는 시바의 마지막 날부터 그 다음날까지 이틀간의 시간을 보여준다. ‘일주일 그리고 하루’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아들과의 추억을 보여주거나 병든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아들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담담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얄과 비키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문득 문득 다가오는 아들의 흔적에 잠시 슬픔에 젖는다. 아들 방에서 잠든 줄러 옆에 가만히 눕는 이얄과 그를 보고 또 그 옆에 가만히 눕는 비키의 모습은 아들을 잃은 상실감을 잘 보여준다. 또한 담배도 못 피우는 이얄이 대마초를 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비키가 치과치료 중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부모는 슬픔을 극복하고 삶을 살아야 하기에 영화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비키가 마당의 새끼 고양이를 치우려다 제자리에 놔두는 모습은 그러한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일주일 그리고 하루’는 2016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수상작이다. 개봉 5일.

이원 기자